| 우크라 고려인동포 희비 교차 전쟁터 탈출 31명, 오는 30일·1일 두 차례 나눠 입국 안재영 기자 |
| 2022년 03월 27일(일) 19:49 |
광주 고려인마을에 희비가 교차되는 소식이 들려왔다.
27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의 참화를 피해 탈출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 31명이 고려인 마을의 지원을 받아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입국할 예정이다.
광주 고려인마을의 후원으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들의 입국은 지난 13일 최마르크(13)군과 남아니따(10)양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에 입국하는 이들 역시 고려인마을이 진행한 모금운동으로 항공비를 지원받아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고려인마을은 전쟁발발 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동포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특히 지난 1일 개국한 고려방송을 통해 동포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호소한 결과 광산구지역공동체와 함께 추진한 모금운동은 3일 만에 1억원이 모금돼 지난 16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됐다.
이후 고려인 마을은 주민들과 연고가 있는 고려인 동포 30여명이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등 각국에서 항공비를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모금운동을 재개했다.
그 결과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항공권 15매 지원 이외에도 광주YMCA 250만원,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 150만원, 박용주 씨 200만원, 최영규 씨 100만원, 영광교회 60만원, 고려인마을 주민 500만원과 16명의 후원자들 덕에 1천300여만원이 모금됐다.
고려인 마을 주민들은 각계각층서 이어진 관심 덕에 이번 집단 국내 귀환이 가능했다며 지역사회에 감사를 표했다.
이렇듯 항공비가 마련돼 동포들이 입국을 앞두고 있다는 낭보가 들리는 가운데 입국길이 막혀 난민촌에서 체류하고 있다는 동포의 비보도 들려왔다.
러시아의 폭격으로 리콜라에브 시를 갑작스레 탈출했다는 김류사(70)씨는 피란 당시 가방 하나와 신분증만 가지고 몰다바를 거쳐 루마니아에 도착했다.
이후 입국을 위해 루마니아 주재 한국 대사관을 찾았으나 여권이 없으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아 사실상 입국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
또 오갈 곳도 없어 난민촌에 머물며 비자 발급이 가능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류사씨의 아들 리제니스(40)씨는 “어머니의 무사 탈출 소식에 한숨 돌렸지만 입국비자를 받지 못해 연로한 몸으로 난민촌에서 생활하실 것을 생각하면 ‘하루 하루 피가 마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러한 상황을 들은 신조야 대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집과 재산이 완전히 잿더미가 된 상황에서 서둘러 도시를 빠져나오기 바빴던 사람이 어떻게 여권을 손에 쥘 수 있었겠느냐”며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한 동포들의 귀환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