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의약품까지 수급 불안 K방역 또 허점

2022년 03월 28일(월) 19:21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약국에서 감기약 품귀 현상을 낳고 있다. 심지어 병원에서 처방받는 전문 의약품까지 구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코로나가 정점 구간을 지나 완만하게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해도 국민들의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아이를 둔 주부는 기존에 먹던 감기 시럽을 사기 위해 동네 약국 3곳을 돌았지만 헛걸음을 했다. 상비약도 없이 자신이 확진돼 격리라도 된다면 어떡하냐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새학기 개학과 더불어 학교를 중심으로 환자가 폭증해 학부모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구매하거나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에 따라 당분간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병원 처방 약이 품절이어서 비슷한 성분의 대체 의약품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환자가 제때 복용해야 할 약까지 동난 사정을 선뜻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다. 의사들은 처방전을 쓰기 전 재고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약국에선 매일 같이 제약회사에 문의를 해야 한다. 약사들은 거래하는 도매상 이곳저곳에 통사정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제약사도 재고를 두고 배송을 했다면, 현재는 생산 즉시 순차적으로 소량으로 분배하는 실정이다.

마스크, 자가진단키트에 이어 이번엔 감기약 대란이다. 생산량은 정해져 있는데 소비가 급증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라는데, 변명치곤 너무도 궁색하다. 그토록 성공이라며 자화자찬하던 K-방역에 잇따라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뒤늦게 수급 정상화를 위해 적극 조치하겠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다.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고 얼마든 준비할 수 있었다. 쏟아지는 비난을 달게 감수해야 할 듯 싶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하나 아직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다. 방역 당국도, 국민들도 3년 간 기나긴 싸움으로 많이 지쳐 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없는 일이다. 힘들더라도 조금 더 버텨야 한다. 일시적인 수요 증가라며 제약사들은 물량 확대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조속히 특단의 방안을 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