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집단 입국하는 우크라 고려인 동포들

2022년 03월 28일(월) 19:21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들이 국내로 집단 입국한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피란길을 떠나 인근 국가에서 머물던 동포 31명이 항공료를 지원받아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것이다. 앞서는 지난 13일과 22일 최마르크(13) 군과 남아니따(10) 양이 각각 가족의 품에 안겼다.

일련의 과정에서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 주민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펼친 모금 운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인마을은 러시아가 우크라 침공을 시작하자 곧바로 광주 광산구 지역공동체와 함께 3일 만에 1억원을 모아 주한 대사관을 방문해 전달했다. 이후에는 주민들과 연고가 있는 고려인 30여명이 몰도바를 거쳐 루마니아나 헝가리, 폴란드로 탈출했으나 항공료가 없어 애태우고 있다는 소식에 재차 팔을 걷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항공권 15매를 지원했고 광주YMCA, 고려인마을 주민과 법률지원단, 영광교회, 그리고 개인 등이 1천300여만을 모금, 이번에 그렇게 소원하던 가족들과 재회를 가능하게 했다. 반면, 천신만고 끝에 루마니아 주재 한국대사관을 찾았지만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발이 묶인 김류사(70) 씨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무국적자이거나 국적이 있더라도 여권이 없는 등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유사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와 인권, 평화도시 광주 지역사회에서도 반전 여론을 확장하고 피란민을 직간접으로 지속해서 돕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겠다.

러시아의 공격이 한 달을 넘어가면서 우크라 주요 도시가 무참히 파괴됐다. 주민들은 난민으로 전락해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가족의 생사마저 모르는 상황에는 더 참담하다. 고려인 동포가 단체로 무사 입국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조상의 나라에서 편히 머무르도록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 모금 운동에 보여준 지역사회의 온정은 각별했다. 안정 정착에 힘을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