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장기화·위중증 증가 의료진 부담 커진다 확진 의료진 ‘3일 격리 후 현장 복귀’ 정부 지침 큰 부담 안재영 기자 |
| 2022년 03월 29일(화) 19:47 |
|
정부가 의료 공백을 막고자 업무연속성계획(BCP)지침을 내놓으며 의료진 확진 시 증상이 경미할 경우 최대 3일 격리 후 근무가 가능토록 개정한 탓에 확진된 의료진은 충분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하고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집중치료를 요하는 위중증 환자는 물론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의료 체계는 이제부터 ‘진짜 비상’이라며 경고하고 있지만 의료대응능력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별반 다를 것 없어 의료진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9일 광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천9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8천933명에 이어 27일 7천481명이 확진돼 연일 1만명 이하를 기록하며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28일 환자 8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는 327명에 달했고 위중증 환자도 45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 가운데 완치되지 않은 이들이 열흘에서 2주 사이에 위중증 환자로 전환되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28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중대본 회의에서 “위중증 사망 증가는 정점의 2-3주 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며 “실제 위중증 환자 수는 1천273명으로 지난 주 월요일 1천130명보다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 탓에 위중증 환자를 전담 치료·관리하는 의료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선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호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내린 ‘병원 내 의료진 감염대비 의료기관 업무연속성계획(BCP)지침’이 의료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광산구 한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양성판정을 받은 의료진이 3일 후 복귀해도 직장 활동만 가능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취식은 따로 해야한다”며 “직장 외 자유는 철저히 제한하며 출근 후에도 방역에 대해 온전히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의료진에게 모든 걸 떠넘기는 정부의 말도 안되는 지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 소재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B씨는 “의사는 물론 간호사, 병원이송직원, 원무과 등 줄이어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며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의료진들은 빠른 복귀 후 코로나 증상으로 힘든 와중에 몰아치는 환자들을 돌보면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렇듯 일선 현장에서 업무 과중에 따른 의료진들의 호소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지난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정부에 확진자 폭증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의료노조는 “업무 연속성 계획 지침으로 인해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권과 건강권이 침해받고 있으며 의료기관의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의료기관 업무 연속성 계획 지침은 즉각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경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본부장은 “의료진 집담감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해야 할 병원이 집단감염 폭증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며 “제대로 된 현장 의료진의 배려를 무시하고 단순 격리 기간만 단축시킨 정부 지침은 의료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방역 완화를 중단하고 코로나19 환자 치료 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