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활지원비 정액제’에 자영업자 “그 마저…” 7일 격리 가족 수 따라 지급서 1인 10만·2인 15만 고정 임대비· 매출 감소·재료 폐기 등 손실 눈덩이…“암담할 뿐” 양시원 기자

2022년 03월 29일(화) 19:47

“코로나19 확진으로 매장이 일주일 간 올스톱 됐습니다. 매출은 말할 것도 없고 재료 폐기에 꼬박꼬박 나가는 임대비까지 참담합니다.”

최근 광주·전남지역에서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2만명 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자영업자들이 확진 우려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특히 기존에 코로나 확진으로 7일 격리 시 1인 가구 24만4천원, 2인 가구 41만3천원 등 가족 수에 따라 지급되던 생활지원비가 최근 예산 소진으로 1인 10만원, 2인 이상 15만원으로 고정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그 마저…”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29일 남구 주월동에 위치한 한 한식 음식점.

부인의 확진으로 지난 18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격리 기간 이후에도 기침이 멎지 않아 10여일만에 문을 열었다는 이모(34) 사장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기존에 잡혔던 예약 취소는 물론, 폐기해야 할 식재료가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우리 가게 음식 값은 재료비가 55% 가량을 차지한다”며 “식재료 가격이 많이 올라 기존 가격에 맞추는 것도 힘들었는데, 와중에 코로나까지 걸려 심란한 마음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 사장은 “재료비도 재료비지만, 10일간 문을 닫았으니 월 매출은 안 봐도 뻔하다”며 “당장 이번 달 가게 운영비와 생활비를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북구 운암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정모(52)씨도 대학생 자녀의 확진에 이어 본인도 확진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정씨는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도 지인에게 가게 앞에 ‘개인적인 일정으로 잠시 매장을 쉰다’고 적어 붙여달라고 부탁했다.

아예 문을 닫았다고 생각해 발길을 주지 않을 손님들을 우려해서다.

정씨는 “확진에 따른 건강 걱정보다도 가게 매출에 대한 염려가 더 크다”며 “언제까지 자영업자가 이 피해를 부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7일 또는 그 이상 휴점하는 자영업자들이 변경된 ‘생활지원비 정액제’에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근로자들의 경우 본인 확진 시 병가나 유급 휴가를 쓸 수 있고 코로나19 확진 가족 등을 돌보기 위해 휴가를 쓰면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가족돌봄휴가 긴급지원 혜택도 받고 있다.

반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 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 확진 관련 구제대책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기존에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해 가족 수에 따라 생활지원비를 지급했으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생활지원비 및 유급휴가비용 지급 관련 업무가 폭증하고 중앙·지방 예산 소요가 증가하자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해 관련 지원책을 지난 16일자로 ‘1인 10만원, 2인 이상 15만원’으로 개편했다.

이에 이경채 광주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가 코로나19를 감기라고 간과하게 만들었는데,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며 “그나마 그 전에 지급한 생활지원비는 급한 불이라도 끄는 데 도움이 됐지만, 2인 이상 15만원은 터무니 없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또 “현재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언제 코로나 확진으로 제동이 걸릴 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구제책이 없어 암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