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광주, 파독광부·간호사 결속 계기” 5·18기념재단, ‘5·18학’ 정립 위한 ‘오월기억포럼’ 올해 첫 개최 정진헌 교수 ‘재독한인 생애사를 통해 본 5·18 항쟁의 열망’ 강연 안재영 기자

2022년 03월 29일(화) 19:48

“‘1980년 5월 광주’는 파독 광부들과 간호사들에게 민주화를 열망하면서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습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재독한인들은 재유럽오월민중제를 통해 후세들에게 오월정신을 알리며 함께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5·18기념재단이 ‘5·18학’을 정립코자 시행한 ‘오월기억포럼’의 첫 강연이 지난 25일 개최됐다.

이날 강연은 국립통일교육원 정진헌 교수가 ‘재독한인 생애사를 통해 본 5·18 항쟁의 열망’을 주제로 진행했다.

정 교수는 산업 역군으로 평가받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 등 독일로 건너갔던 이들에게 5·18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4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유럽오월민중제가 개최되는 동력은 무엇인지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당시 독일에서 근무했던 한인들은 1980년 이전 동백림·유럽간첩단 사건 등 독재국가의 폭력을 경험했고 간호사 송환 반대운동 등을 진행하며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크고 뜨거웠다”며 “때문에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조국과 이역만리 떨어진 머나만 타국에서도 재독한인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민주주의를 열망토록 하는 하나의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 방송을 통해 80년 5월 광주의 참담했던 모습이 알려지면서 베를린에선 유학생과 교민 그리고 독일 현지인들까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함께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며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광주 희생자들을 위해 혈액을 보내려는 운동도 전개됐고 독일 도처에서 재독한인들과 그들의 친구들이 함께 독재 타도를 외치며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재독한인들은 1980년부터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지에서 ‘오월민중제’를 열고 후세대들에게 5월 정신이 무엇인지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재독한인들의 행동에서 5·18민주화 운동은 단순히 대한민국만의 일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재독한인 2세와 2000년 이후 독일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이해하는 5·18은 어떤지 설명해달라’는 질의에 정 교수는 “재독한인 1세대들은 이들을 오월민중제에 초대함으로 연대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또 “최근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사례를 통해 군사적 탄압에 대한 민중들의 항쟁이 얼마나 숭고한지, 오월정신과 엮어 후세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월기억포럼은 오는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개최되며 토론회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15일에는 대구 경북과학기술원 배하은 교수가 ‘반복과 차이: 5·18 증언의 정치와 윤리’를 주제로 강연한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포럼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학문으로서 정립되는 계기가 마련되고 향후 논의를 위한 초석이 다져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