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골적 역사 세탁·왜곡 강력 규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서 검정 분석 안재영 기자

2022년 03월 30일(수) 20:09

일본이 자국 학교 교육에 사용될 교과서에서 ‘강제성’ 표현들을 배제하며 일제강점기 당시 역사를 노골적으로 세탁·왜곡하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결과 역사·정치·경제·지리 교과서 대부분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을 ‘강제 연행’했다는 표현이 사라졌다.

대신 ‘동원·징용’ 등의 표현이 등장했고 일본군 성노예를 일컫는 ‘종군·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도 단순히 ‘위안부’로 표기되며 군에 동원된 역사적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12종의 사회과목 교과서에 ‘독도는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라고 표기하면서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러한 표현이 사용된 교과서들은 내년부터 일본 고등학교 2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사용된다.

이에 대해 시민모임은 “‘강제 연행’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동원’ 또는 ‘징용’ 표현을 사용한 것은 강제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다”며 “돈벌이 목적으로 ‘자발적’ 동원이 이뤄졌거나 ‘불법’ 동원이 아닌 ‘징용령’ 등 법령에 의한 ‘합법적 동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고 지적했다. 또 종군이나 일본군을 삭제하고 ‘위안부’ 만을 언급한 것 역시 일본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한 반인륜 범죄 사실을 지우려는 시도이며 가해의 주체를 지우고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민간업자에 의한 모집임을 부각시키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지우려는 속셈이다고 비판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대표는 “감추고 왜곡하고 세탁한다고 부끄러운 역사가 깨끗이 지워지는 것이냐”며 “일본의 행타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처럼 아둔한 짓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교육의 목적은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올바른 시민의식을 형성하는 것과 함께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데 있지만 안타깝게도 일본은 자라나는 학생들이 자국의 역사적 진실과 제대로 마주할 수 없도록 눈을 가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