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의 권력지형과 지방선거 / 오수열
2022년 04월 03일(일) 18:54
오수열 조선대 명예교수·광주유학대학장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 속에 치러졌고, 그 결과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그러나 당초 상당한 격차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 여러 여론조사와는 달리 두 후보 간 표차이는 득표율로 채 1%도 되지 않는 24만여 표에 불과하여, 개표방송을 지켜본 국민들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결선투표가 없는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상, 그 득표율 차이에 상관없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국정은 윤석열 당선인의 주도하에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그의 정국 구상과 정책 방향은 우리의 삶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정치학을 공부하고 가르쳐 온 사람이다. 그에 따른 관성 때문인지 개표 결과를 지켜보는 내내 과연 이번 선거에서는 이른바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지역몰표현상이 어느 정도나 완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나름대로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 같았고, 그들 스스로는 20% 득표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보도들이 없지 않았으며, 실제 그러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여론조사 결과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는 호남의 정서를 대표한다는 광주에서 이재명 후보가 84.82%, 윤석열 후보가 12.72%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도 우리 지역의 특정 정당에 대한 일방적 선호는 여전히 강고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한편 영남지역의 정서를 대표한다는 대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75.14%, 이재명 후보가 21.60%를 득표하여 그 지역 역시 아직도 특정 정당 쏠림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경북 안동 출생임에도 불구하고 20% 초반대의 득표에 그쳤다는 것은, 윤석열 후보가 광주에서 얻은 10% 초반의 득표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선거결과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어떠한 정치적 과제를 안겨주고 있을까. 그는 원적지는 충청도이고 자신은 서울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으로, 그동안 고질화 된 지역감정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소속된 정당의 색깔과 지역기반은 그 역시 지역과 이념이라는 정치적 메커니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국민통합’을 강조하였고, 당선 후에도 그러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문제는 그가 이러한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말처럼 쉽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가 소속되어 있는 정당 구성원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하고, 둘째, 172석을 보유하고 있는 야당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속 정당 내의 여러 이질적 요소들과 역학관계를 조율하여야 하고,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도모되어야 할 터인데, 여기에서부터 그의 정치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만큼 어려운 과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관심을 6월1일에 치루어지는 지방선거로 돌려보자. 대체적으로 ‘대통령선거’ 이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 결과는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승리하는 양상을 보였다. 아마도 집권한 정권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정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첫째, 대선 결과가 거의 승패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만큼 초박빙 승부였다는 점. 둘째, 새로운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원회의 활동기간에 대두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낮은 국민적 지지도 속에서 치루어진다는 변수를 안고 있다.

사실 그동안 대선에서 당선된 대통령들의 경우 집권 초 국민적 지지율이 거의가 70%를 상회하였던 것에 반해, 윤석열 당선인의 경우 그가 대선에서 얻었던 득표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조사가 있을 만큼 매우 특이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6·1지방선거’의 결과는 향후 권력지형의 변화에 중대 분수령이 될 수도 있고, 이는 윤석열 정부의 장래뿐만 아니라 대선에서 낙선한 이재명 후보의 정치행보를 규정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선이 당초의 예측과는 달리 초접전으로 전개되었고, 그 직후에 치루어지는 지방선거가 이처럼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대선에서 보여준 젊은 유권자들의 의식변화와 함께 우리의 정치가 그만큼 다이내믹하게 변화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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