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염전근로자 인권침해, 정말 특단책 없나

2022년 04월 04일(월) 19:42

전남 섬지역 염전 근로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또 도마위에 올랐다. 당국의 철저한 점검과 단속에도 불구하고 뿌리뽑히지 않아서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노예생활이나 다름없는 작업환경에 대한 개선 노력은 적발 당시 뿐이었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운영한 수사전담팀을 통해 지적장애를 가진 염전 종사자 명의로 대출금을 받아 가로채는 등 수억여원을 편취한 사례를 비롯해 모두 14건을 접수했으며, 4건을 송치하고 10건을 수사 중에 있다.

관계당국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경찰은 도서지역 직업소개소·염전·양식장 등 사각지대에서의 인권침해를 집중 단속하면서 유관기관과 협업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기조사 실시 관련 법률 보완, 근로강요 행위 등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 신설, 경계성 장애 의심자에 대한 선제적인 장애인 등록 추진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주변에서의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도 이끌어내야 한다.

전남도는 최근 발족한 ‘염전근로자 처우개선 추진TF’을 통해 최선의 대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법적·행정적 제도 보완, 업체 관리 및 지원 강화, 노동인권 보호 확대에 초점을 맞춰 효과적인 대응 및 추진상황을 공유하며, 염전을 둘러싼 근로환경 종합 분석과 현황 파악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인권실태조사 연구용역과 기관 합동 전수조사를 신속하고 최우선해 추진한다.

전남은 천일염 산업의 중심이다. 하지만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인권 문제를 도외시한 측면이 있었다. 도서지역의 인권침해는 결코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장애인을 포함한 약자를 타깃으로 삼음으로써 더 용서할 수 없다. 수사 사건 대부분은 장기간 가해자로부터 억압에 길들어져 진술을 회피하는 경향도 많은 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단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겉돌고만 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인면수심의 범죄다. 근본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