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고려인 돕자’ 후원·기부 잇따라 북구청 공무원·적십자·광주출입국 등 ‘온정’ 광주 정착 83명…300여명 입국 예정 지원 절실 안재영 기자

2022년 04월 10일(일) 20:12

10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교회에서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전쟁난민 어린이가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고려인마을에 안착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가 8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날까지 83명의 고려인 동포가 전쟁의 참화를 피해 광주로 왔다.

이들의 입국은 고려인마을이 전개한 모금 운동의 결과다. 앞서 고려인마을은 지난달 1일 개국한 고려방송(93.5Mhz)를 통해 고려인 동포들이 처한 실상을 알리며 이들의 입국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해왔다.

여기에 지역사회의 후원이 더해져 고려인마을은 입국을 희망하는 동포 한 사람당 항공비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9천600여만원이 모금됐다. 그러나 앞으로 300여명 가량이 추가 입국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을 돕기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고려인 마을은 지난달께부터 고려인 난민의 조국 귀환을 돕는 모금 운동에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해왔다.

이러한 고려인 동포들의 어려움을 접한 광주 지역사회 각계각층은 이들을 돕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7일 광주 고려인마을과 북구 등에 따르면 최근 북구 사무관 승진자 9명이 각각 50만원씩 총 450만원을 기부했다.

인접국에 체류한 채 입국길이 열리기를 소원하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의 항공권 구매를 위해 사용해달라는 것.

이들은 올해 초 5급 사무관에 승진해 구청 과장과 동장 등 간부 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그 기념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일을 찾던 중 지난달 22일 홀로 귀국한 남아니따(10)양의 모습을 보고 아직까지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고려인들이 상당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이들 9명은 기부를 결심, 고려인마을에 성금을 기탁했다.

이날 대한적십자사광주전남지사와 광주출입국도 광주에 도착한 우크라 전쟁 난민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물품과 후원금을 고려인마을에 기탁했다.

또 적십자광주전남지사는 입국자의 조속한 국내 정착을 위해 원룸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생계비, 의료비 등을 순차 지원해 나갈 계획이며 고려인마을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고려인 동포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지원활동을 추가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적십자의 후원에 지난달 29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도착한 손잔나씨는 “적십자광주전남지사의 긴급지원으로 이제 안심하고 살아갈 마음이 생겼다”며 “따뜻한 손길로 긴급 생필품을 지원해 주신 적십자사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임채임 광주출입국 소장도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하며 “전쟁의 참화로 낯선 이국땅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고려인동포들의 국내 귀환을 위해 애쓰고 있는 광주고려인마을 소식을 듣고 후원금을 모았다. 추후 광주로 이주하는 고려인동포들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광주출입국도 적극 나서 돕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밖에도 광산구 월곡2동 주민인 박명숙씨도 성금 100만원을 후원했다.

현재 월곡 2동 바르게살기 여성회장을 맡고 있는 박명숙씨는 “언론을 통해 낯선 이국땅의 난민센터와 역사에서 쪽잠을 자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동포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단 한명이라도 국내 귀환을 돕는 것이 월곡2동의 주민으로서 의무라 생각해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