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닮은 봄을 담은 영화’를 만나다 광주극장 14일-내달 4일 개봉작 온화한 봄 기운·삶과 예술에 대한 불완전한 사색 담아낸 ‘태어나길 잘했어’ ‘소설가의 영화’ 등 독립영화 6편 선봬 최명진 기자

2022년 04월 12일(화) 19:29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독립영화들이 광주극장 스크린에 내걸린다. 광주극장은 오는 14일부터 5월4일까지 ‘봄을 닮은 봄을 담은 영화’를 주제로 한국 독립영화 6편을 차례로 선보인다.

차가운 세상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올곧게 연두 잎을 세상에 내보이는 ‘봄을 닮은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부터 삶과 예술에 대한 불완전한 사색을 다루는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먼저 14일 개봉하는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는 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 때문에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전부가 돼버린 ‘춘희’가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성장담을 그린 영화다. 인생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와 용기를 전해준다.

같은 날 개봉하는 ‘복지식당’은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생(生)의 사(死)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가 세상의 수많은 문턱을 넘어 ‘재기’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장애인 감독의 자기체험과 비장애인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어우러져 빚어낸 진정성 있는 리얼리티 휴먼 드라마로, 비장애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의 진짜 삶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존엄한 삶을 위해 문제적 질문을 던진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꺼려했던 기타 기능공 ‘재춘’이 부당 해고를 당한 뒤 다양한 문화 연대를 통해 복직 투쟁하는 모습을 그린 노동-예술 다큐멘터리 영화 ‘재춘언니’(14일 개봉)와 갑작스런 아빠의 사고와 함께 살 곳마저 빼앗긴 채 어린 동생과 내몰린 19살의 혜영이 세상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현실 폭주 드라마 ‘불도저에 탄 소녀’(14일 개봉)도 만나볼 수 있다.

21일 개봉하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는 세계 유일의 책을 위한 생태 도시, 파주출판도시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도시 건축 다큐멘터리다.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어울려 공존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 출판인들과 건축가들의 생생한 인터뷰와 공간에 담긴 가치를 전한다.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21일 개봉)는 2021년 3월부터 한국에서 2주간 촬영된 흑백 영화다. 소설가 ‘준희’(이혜영)가 우연히 산책 중인 여배우 ‘길수’(김민희)를 만나게 돼 당신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득을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울러 오는 23일 오후 3시에는 ‘관객과의 대화’(GV)도 마련된다.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의 최진영 감독과 주연배우 강진아, 홍상표가 참석하며 진행은 광주에서 활발하게 영화 활동을 하고 있는 허지은 감독이 맡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