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잇따른 확진에 직장인 업무 과중 호소 비정규직·중소기업·저임금 노동자 집중 대책 절실 양성 판정에도 대체인력 없어 출근하는 경우도 속출 직장갑질119 “정부 노동소득 손실 보상책 마련해야” 오복 기자

2022년 04월 12일(화) 20:17

#최근 직장동료들 다수의 확진으로 업무를 전체 이관받아 일하는 A씨는 점심도 굶은 채 근무하고 있다. 회사 내부 시스템이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재택근무에 들어간 동료들의 업무까지 떠맡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이럴 바엔 차라리 나도 걸려서 일주일 쉬고 싶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B씨는 이틀 전 목이 잠기고 오한이 들어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양성을 확인했지만, 회사에 출근해서 근무하고 있다. 회사 내에서 본인의 업무를 대신할 사람이 없어서다. 상사에게 보고하고 회사 구석 자리에 책상을 배치하고 식사를 따로 하고 있지만, 혹시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일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격리자 발생으로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호소가 빗발치고 있다.

확진자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격무로 인해 고충을 토로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양성 판정에도 대체인력이 없어 출근을 이어가는 위험한 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이는 비정규직, 중소기업, 저임금 노동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 6천659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44만4천628명으로 집계됐다.

완만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가 매일 5천명 이상 발생하면서 격리로 인해 직장에서 예상치 못한 사회적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각 회사의 상황 등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역시 제각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지난달 24-31일까지 직장인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직장인의 고충은 비정규직, 중소기업, 저임금 노동자에게 집중됐다.

지난 2020년 1월과 비교한 직장인의 소득 감소율은 정규직·공공기관에 비해 비정규직과 소기업에서 큰 폭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32.9%의 소득감소 직장인 중 정규직(16.8%), 공공기관(21.8%)에 비해 비정규직(57.0%), 5인 미만 기업(44.2%)이 월등하게 높은 비율로 답변했다.

또한 지난 3개월간 코로나 감염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불이익 걱정없이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2.6%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또한 비정규직(70.0%), 저임금노동자(75.3%), 5인 미만 기업(66.7%)이 정규직(40.9%), 공공기관(31.0%)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회에서 긴급구조 본부를 설치하고 코로나19 방역조치 장기화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등 피해 회복 긴급 지원 방안을 우선 추진을 밝혔지만 직장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유급휴가비 또한 권고사항일 뿐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업무의 효율성과 재정 여력을 고려해 지난 3월부터 중소기업에 한해 직장인들의 유급휴가비용을 하루 상한액 7만3천원에서 4만5천원으로 줄여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현철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코로나 피해가 비정규직, 소기업, 저임금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무급휴가 강요도 공기업과 정규직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2년간 정부는 노동소득 손실과 코로나 무급휴가 강요에 대해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검사와 격리휴가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게 하는 매뉴얼을 만들고 확진된 직장인들에 대해 유급 병가휴가(상병수당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