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의 문화살롱]‘우리도 그들처럼…’ 로마의 봄! 매 순간이 영화같은 ‘휴일’…세상이 꿈꾸고 사랑한 古都 |
| 2022년 04월 13일(수) 1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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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봄은 사랑스럽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겨우내 쌓였던 추위와 상념들을 실어 날려 보내고, 고도의 도시 로마는 사랑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거리와 공원 등 지천에 붉은 양귀비꽃이 이쁘게 군락을 이루는 로마의 사람들은 시인이 된다.
걷고 싶은 도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를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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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운 여름, 스산한 가을, 을씨년스러운 겨울보다 봄은 축제와 각종 문화 행사가 풍성히 열리며 도시는 생기로 가득 찬다.
스파냐 광장, 나보나 광장에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관광객들과 함께 수만 가지의 문화 난장을 만들며 광장과 주변 거리는 왁자지껄 축제의 장이 된다. 이곳저곳에서는 칸초네가 흘러나오고 걷는 곳마다 맞닥뜨리게 되는 카페에는 진한 에스프레소 향이 이 도시를 찾는 이들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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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봄은 유난히 찬란하다.
맑은 하늘에 눈이 부시게 비치는 찬란한 태양은 걷는 이들에게 각양각색의 선글라스를 쓰게 만들고, 멋의 도시답게 세계의 패션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거리는 멋쟁이들로 채워진다. 아늑한 정취와 기품이 가득한 도시, 단지 걷기만 해도 설레는 로마는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곳으로 가는 곳마다 감동이오, 머무는 곳마다 화보가 된다.
로마인들은 다정스럽다.
길을 걷다 행인끼리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지으며 모르는 이들에게도 ‘본 죠르노 (좋은 아침이에요)’, ‘차오(안녕)’ 하며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눈다. 이들은 분수대 앞을 약속 장소로 많이 잡는다. 이른 봄이지만 그곳에서 기다림이 지루한 이들은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과 함께 달콤한 만남을 준비한다. 트레비 분수 앞 젤라떼리아 발렌티나 (아이스크림 가게)의 잊을 수 없는 맛은 로마를 떠난 지 어언 20년이 된 지금에도 가끔 생각나게 한다.
분수를 좋아하는 이 도시 사람들은 가는 곳마다 멋진 조각과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 솟아오르는 물줄기 앞에서 쉼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지기도 하고, 연인들은 부서져 내리는 물방울이 축복인 양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곤 한다.
공원의 잔디 위에는 겨울 의상 안에 감춰뒀던 하얀 살갗을 옷 밖으로 노출하고 태양 아래 자신을 놓는다. 푸른 잔디는 기꺼이 겨우내 아껴뒀던 푹신함을 로마인들과 함께하며, ‘세상의 평화가 이곳에 있구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로마 날씨는 유난히 다른 지방과 달리 참 좋다. 바다를 가까이 두고 있어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고 강렬한 볕은 당도가 높은 과일과 싱싱한 채소를 제공해 준다. 자연이 선물한 풍성한 재료로 만들어진 수만 가지의 이탈리아 요리, 그래서 모두 그렇게 로마에서 살고 싶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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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3천년 전에 세워진 도시다. 나이만큼 번성해온 이 도시는 고대, 중세 세상의 중심이었다.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유럽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세계 최고의 건축물과 문화유산으로 가득 차 있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셈이다.
유럽 투어 순서를 이야기할 때 로마를 마지막에 볼 것을 권한다. 그 이유는 로마를 보고 나면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 대한 감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럽의 여러 도시는 이 도시를 모방하기를 즐겨 했으며, 프랑스 파리가 한 예이다. 널찍하게 뻗은 길, 그리고 개선문 등, 도시 로마는 세상이 꿈꾸던 도시였다.
로마가 이렇게 오래된 고도로 그 모습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얼까? 그 이유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민들의 로마 사랑 때문이다. 노선이 세 개밖에 없고 깊이도 엄청난 로마의 지하철, 땅 아래가 유사 박물관처럼 유적이 넘쳐나니 어쩔 수 없는 일인듯하다.
로마는 주택에 마음대로 페인트칠을 할 수가 없다. 엄청난 환경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마의 건물들이 칙칙하게 보이는 걸까? 차도는 무척 비좁은 곳이 많다. 걷기 좋지만 운전하기는 불편한 도시가 로마이다.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도심은 입점해있는 특이한 가게들로 로마의 자랑거리가 돼가고 있다. 아직도 장인의 손으로 한땀 한땀 만들어지는 수제품을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이탈리아 명품 탄생의 비밀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와 전통 보존을 먼저 생각하는 이곳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금 불편할 수 있으나 이것마저도 로마의 매력으로 보인다.
편리함보다 아늑함과 전통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이곳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도시 곳곳에 스토리를 문화 난장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골목길을 한참 걷다 보면 광장이 나오고, 광장에는 날마다 작은 축제들이 잠시 쉼을 갖는 방문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로마는 도시 자체가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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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아래 펼쳐진 전경을 앞에 두고 분수대에서 뿜어내는 물방울과 바람에 흔들리는 플라타너스 나뭇잎에 부서지는 햇빛의 찬란한 향연, 필자와 청춘을 함께한 이 도시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벗이다. 빨리 만나보고 싶다 로마여!
우리나라엔 오미크론이라는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아직 해외여행은 시기상조라 하지만 유럽의 하늘길은 모두 열려있다.
요즘 로마의 스파냐 광장과 주변 거리에는 찾아오는 이들로 도시가 활기를 띤다. 세계인 모두 펜데믹으로 움츠렸던 자신에게 휴가를 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우리 모두 함께 봄을 즐기는 ‘로마의 휴일’의 주인공 그레고리 펙과 오드리 헵번처럼, 로마에서 나를 사랑해주자.
Tip. 영화 ‘로마의 휴일’과 함께하는 로마여행
현대판 신데렐라 영화로 동화와는 달리 미국인 남자 기자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 역)가 신데렐라이고, 왕위 계승권을 가진 앤 공주 (오드리 헵번역)가 왕자역할 이다.
둘의 데이트 코스 ①앤 공주가 머물던 숙소-팔라초 브랑카치오(Palazzo Brancaccio)→② 조와 앤의 첫 만남 장소-포로 로마노(Roman Forum)→③앤이 물장난을 치고 있는 스파냐 광장의 바르카차 분수(Fontana della Barcaccia)→④거짓말을 하면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⑤조와 앤이 스쿠터를 타고 가는 콜로세움 →⑥성 산탄젤로성(Castel Sant‘Angelo)→⑦마지막 기자회견장 콜로나 궁전(Palazzo Colo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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