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날, 아직도 멀기만 한 세월호 진상규명

2022년 04월 14일(목) 19:29

2014년 4월16일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수학여행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9명이 사망했다. 5명은 실종 상태로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다. 모두 304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배가 가라앉는 중에도 당시 선내에는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만 계속됐고,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특히 컸다. 2017년 3월 국회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특별법’이 합의되면서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수색 등이 실시됐고 2019년 11월 11일 특별수사단이 공식 출범,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뿐이다. 달라진 것이 없다. 다시 4월이다. 유가족들의 시간은 8년 전 세월호를 집어삼킨 야속한 바다에 여전히 갇혀 있다.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 진도 팽목항 기억공간을 포함해 광주·전남 일원에서 추도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문화제, 전시회와 함께 현수막이 게시되고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다짐이 계속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이다. 앞서 유가족 등은 지난 10일 사고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을 열었으며 16일에도 재차 방문할 계획이다.

침몰 지점에는 노란 부표가 떠 있다. 넘실대는 물결을 타고 새하얀 국화 송이가 흘러간다. 차라리 악몽이라면 좋았을 것을, 있어선 안될 비극의 그날이 해를 바꿔가며 어김없이 다가왔다.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온전한 진상규명은 멀기만 하고, 합당하게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죄책감을 지울 수 없다.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소명을 다해야 한다. 꽃과도 같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야 하겠다.

세월호는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검게 녹슬었다. 배 밑바닥은 녹물이 흘러내려 깊은 상처처럼 두드러졌다. 너무 많이 아프지만 또 그렇게 뒤돌아본다. 304명을 집어삼키고도 무심한 바다는 여태껏 진실을 묻어두고 있다. ‘기억(다시 세월호), 약속(생명 안전 사회를 향한 굳센 연대와 발걸음), 책임(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정한 올해 슬로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