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 기억관 존치’ 놓고 진도군·시민단체 갈등 진도군, 철거 시정명령 공문 발송 시민단체 “상징적 장소 필요하다” 김다인 기자

2022년 04월 17일(일) 20:27

세월호 참사 기념공간인 팽목기억관 존치를 놓고 진도군과 시민단체·지역주민 간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진도군은 팽목항에 설치된 기억관에 대해 철거 시정명령을 내리며 ‘여객터미널’ 공사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세월호 아픔을 상징하는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17일 진도군에 따르면 군은 세월호 사건 발생 이전인 지난 2013년부터 해당 부지를 대상으로 여객터미널 건립을 위한 매립 공사를 진행해왔다.

75억여원이 투입된 해당 공사는 당초 지난해 착공을 시작, 올해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해 4월부터 수차례 팽목기억관 철거 시정명령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기억관, 식당, 성당, 강당, 화장실, 샤워실, 창고 등 컨테이너 7개 동에 대해서는 강제 이행금 부과 등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공간이 보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팽목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대책위 관계자는 “여객터미널이 들어서더라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반복적인 참사를 막기 위해선 상징적인 장소가 필요하며 참사가 잊혀 지지 않고 후대에 전해지기 위해선 상징적인 장소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근 주민들 역시 유가족들과 함께 기억관을 비롯한 상징적인 장소들은 보전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월호 사건 발생 이후 8년간 빠짐없이 팽목성당을 지켜 온 김영예(바울라)씨는 “팽목항은 다른 어떤 곳보다 유가족들에게 의미 있고, 유가족들이 세월호 사고 발생 처음부터 현재까지 함께하며 많은 기억을 갖고 있는 곳”이라며 “잊을 수 없는 아픔이 담긴 역사의 현장인 만큼 팽목항 내 추모시설들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