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경유값에 광주·전남서도 ‘가짜 석유’ 등유·경유 섞고 ℓ당 400원 값싼 선박용 경유 혼합 석유관리원 “지역 11건 적발…3월부터 특별점검” 양시원 기자

2022년 04월 18일(월) 20:16

#지난 1월11일 광주 광산구 내 한 석유일반판매소(석유집)는 개조한 탑차에 등유를 싣고 가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덤프트럭에 약 90ℓ의 등유를 주유하다 적발돼 주유소 영업 범위 및 영업 방법 위반과 행위 금지 준수 여부 위반으로 사업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8월23일 나주 소재 한 주유소에서는 면세유의 한 종류인 선박용 경유와 차량용 경유를 섞은 가짜 석유를 만들어 주유소 내 5개 주유 탱크 중 한 곳에 보관·판매하다 적발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4.5개월(135일) 사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휘발유·경유 가격 고공행진에 지역에서 차량용 경유에 선박용 경유를 섞어 팔거나 등유와 경유를 혼합한 가짜 석유를 판매하다 단속에 적발되고 있다.

가짜 석유는 환경오염 유발은 물론 불완전 연소로 인해 차량 연료계통에 이상을 일으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석유관리원 광주전남본부와 광주·전남 각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3월 말까지 광주·전남 주유소에서 가짜 석유 유통행위가 11건 적발됐다.

전남 올해 1건과 지난해 광주 1건·전남 9건으로, 특히 이 중에서 선박용 경유에 차량용 경유를 섞어 판매한 경우도 다수 포함됐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유사업법)에서 정의하는 ‘가짜 석유제품’은 정상 석유제품에 등유나 석유화학제품 등을 혼합한 것으로 차량 또는 기계의 연료로 사용할 목적으로 쓰이며 가짜 석유를 제조 또는 판매하다 적발되면 석유사업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적발된 가짜 석유 사례는 등유와 경유를 섞거나 선박용 경유에 차량용 경유를 혼합한 가짜 석유제품으로, 이중 면세유의 한 종류인 선박용 경유는 ℓ당 400원 정도로 차량용 경유(1천898원)보다 78% 가량 저렴하나 일반 경유(10ppm 이하)의 최대 50배(500ppm)에 달하는 황 성분이 포함돼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대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선박용 경유를 지속 사용하면 자동차 배기 밸브에 황 성분이 쌓여 출력이 저하될 소지가 있으며 자동차 고장을 일으켜 주행 중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한 이들 대부분이 세수 탈루와 부당이익을 목적으로 무자료로 선박용 경유 또는 등유 및 경유를 섞어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짜 석유 사례 이외에도 치솟는 경유 값에 경유 대신 등유를 넣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주유소에서는 ‘석유사업법 행위의 금지 준수 여부’ 위반으로 올해 들어 2건과 지난 한 해 동안 2건 등 총 4건이 적발됐다.

행위 금지 준수 여부 위반은 차량용 이외의 석유제품을 자동차 및 차량·기계의 연료로 판매하는 행위로, 가짜 석유 유통과는 다르게 등유과 경유의 성분이 유사함을 토대로 주로 주유소·일반판매소와 화물차 사용주가 각각 부당이득과 기름값 절감을 위해 합의 하에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렌트 차량 이용자들과 몇 년 타고 중고로 팔 생각인 차주들은 향후 차량에 문제가 생기는 걸 앎에도 불구하고 등·경유 혼합 가짜 석유 주유 즉시 망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후 해당 차량을 구매 또는 이용하는 2차 사용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해 경제적 또는 인명 피해 등 치명적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한편, 한국석유관리원은 최근 유가 급등 및 석유제품 가격 불안정으로 인한 불법 석유 유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주유소 등 석유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특별점검은 유가 안정 시까지 계속된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