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GW 해상풍력 좌초 우려…전남도 ‘노심초사’ 인수위 “文정부 추진 신안 해상풍력단지 재검토” 한국풍력協·지역 5개 상의 추진 촉구 입장 낼 듯 김재정 기자

2022년 04월 20일(수) 20:40

사진=광주매일신문DB

전남도의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신안 8.2GW 해상풍력단지가 결국 좌초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문재인 정부에서 중점 추진한 신안 해상풍력단지를 재검토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해상풍력에 부정적 기조를 견지한 데 이어, 인수위에서도 재검토 방침을 분명히 함에 따라 향후 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6일 지역균형발전특위는 광주·전남 지역 현장 방문에서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당시 전남도는 해상풍력 사업을 새 정부 국정과제로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장능인 지역균형발전특위 대변인은 “경제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인수위가 (새 정부의) 에너지 믹스 기조 변화에 맞춰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속도와 수위를 조절하는 등 신중히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장 대변인은 “8.2GW 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다 소모할 수 없어 결국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보내야 한다”며 “해상풍력으로 만드는 전기는 평균 단가가 비싸 전국 평균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변인은 “준비와 시스템을 갖춰놓고 전기가 들어오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계획은 너무 급하다”며 “꼼꼼한 에너지 믹스 계획을 통해 신중하게 하겠다는 것이지, 아예 안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인수위가 ‘아예 안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당장의 사업 중단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지만 결국 해상풍력 사업 중단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 내에서는 인수위의 결정이 결국 문재인정부 때 추진된 사업을 뒤엎는, 정치적 판단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7월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방문, 2030년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 도약 목표를 밝히며 ”2030년까지 전국에 12GW로 해상풍력을 100배 확대하고 연간 8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안 해상풍력사업을 주도해온 전남도는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반응과 대응책은 내놓지 못한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현재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풍력협의회, 지역 내 5개(목포·여수·순천·광양·광주)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민간 차원에서 해상풍력 지속 추진과 해상풍력의 국정과제 반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