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없어 발 묶였던 김루샤씨 무사 귀환 신분증만으로 비자 발급 첫 사례…지난 17일 국내 입국 안재영 기자

2022년 04월 20일(수) 20:41

여권이 없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입국길이 막혔던 고려인 동포 김루샤(66)씨가 우여곡절 끝에 조국의 땅을 밟았다.

20일 고려인 마을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 달여 동안 루마니아·폴란드 대사관을 전전한 고려인 동포 김씨가 인천공항에 도착, 광주에 안착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전쟁의 참화를 피해 가방과 신분증만 들고 우크라이나를 탈출, 루마니아 주재 한국 대사관을 찾아 입국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여권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후 폴란드 대사관을 방문했으나 마찬가지인 답변이 돌아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기대했던 여행증명서마저 무용지물이었던 탓에 김씨는 이 같은 어려움을 고려인마을에 호소했다.

이에 고려인마을은 이용빈(광주 광산갑) 국회의원에게 도움을 요청, 손을 보탤 방법을 모색했다.

해당 소식을 들은 이 의원은 직접 폴란드 난민센터로 달려가 현장의 어려움을 살핀 후 신분증만 있어도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 덕에 김씨는 다시 주한 폴란드 대사관을 방문했고, 일주일이란 기다림 끝에 꿈에 그리던 비자를 손에 쥐게 됐다.

고려인마을도 비자 발급 후 즉시 항공권을 발행해 김씨는 지난 16일 바르샤바 공항을 출발해 다음 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광주로 발걸음 한 김씨는 친인척인 신조야 대표와 재회하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이렇게 도움을 받을 줄 꿈에도 몰랐는데 너무도 기쁘다”며 “이제는 전쟁으로 인한 유랑민의 대물림이 이곳 광주에서 끝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