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자재값 폭등에 손님도 업주도 ‘울상’ 코로나·우크라 사태 장기화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 양시원 기자 |
| 2022년 04월 24일(일) 1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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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길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등에 차질이 빚어져 식자재 가격이 폭등, 서민은 장 보기가 겁나고 자영업자는 가격 인상과 가격 유지 속 노마진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등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광산구 쌍암동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50대 주부 문모(54)씨는 포장된 돼지고기를 연신 들여다보다 결국 빈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씨는 “직장인 자녀 둘과 남편을 포함해 4인 가족인데, 식비가 어림잡아도 월에 10만원은 늘어난 거 같다”며 “별 수 없이 허리띠를 더 졸라 매야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광주시가 5개 자치구 소재 백화점·재래시장·대형할인점 등 21개 업소의 농축수산물과 공산품 품목의 물가를 조사한 ‘2022년 3월 소비자 물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산 소고기 등심 500g의 평균가격은 2만8천571원으로 2020년 3월(1만6천390원) 대비 74.3% 비싸게 팔렸다. 국내산 소고기 등심 500g도 6만5천961원으로 2년 전 5만5천528원 대비 18.7% 올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깐마늘 1㎏ 가격은 8천354원에서 1만2천361원으로 47.9% 뛰었고 65g 특란 10개는 1천830원에서 2천431원으로 32.8%, 삽겹살 500g은 9천429원에서 1만2천93원으로 8.2%, 육계 1㎏은 5천760원에서 6천960원으로 20.8% 인상되는 등 농축수산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식자재값이 가파르게 인상됐다.
앞서 지난 3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19.2(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4%, 전월 대비 5.9%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12월(33.5%)과 올해 1월(31.5%), 2월(31.7%)에 이어 4개월째 3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식자재값이 오르자 정부가 가격 공개를 통해 인상을 억누르고자 내놓았던 ‘프랜차이즈 가격동향’도 무용지물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김밥·햄버거·치킨 등 12개 외식 품목, 62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격 동향을 비교해 매주 발표하는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가격 동향’을 보면 명시된 브랜드 중 지난해 10월 이후로 가격 인상을 감행한 브랜드는 총 62곳 중 39곳이다. 이중 죽·햄버거는 조사 대상 브랜드 전체가, 피자 10곳 중 8곳, 치킨 10곳 중 7곳, 커피 10곳 중 6곳, 떡볶이 10곳 중 5곳, 김밥 6곳 중 3곳 등 절반이 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감행했다.
프랜차이즈보다 비교적 영세하고 식자재 가격 인상에 타격을 더 크게 입는 자영업자들은 갈림길에 서있다.
가격을 인상하자니 매출 감소 우려가 있고 가격을 유지하자니 치솟는 식자재에 마진은 대폭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북구 용봉동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1)씨는 최근 전메뉴 1천원 가격 인상을 감행했다. 육계부터 밀가루·식용유까지 조리 전 과정에 들어가는 재료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육계 가격이 평년 3천원보다 살짝 비싼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수요가 많은 복날 수준의 가격인 4천원 후반대에 형성돼있다”며 “밀가루뿐만 아니라 식용유도 지난해 3만원 초반에서 현재 5만원에 구매함에도 물량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