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초단체장 경선 ‘오락가락’ 전남지역 컷오프-재심 인용-탈락 등 혼란 자초 원칙없는 공천 관리에 공관위 무용론까지 ‘솔솔’ 김재정 기자

2022년 04월 25일(월) 20:50

더불어민주당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천배제-재심 신청-중앙당 재심 인용-최종 탈락 등이 속출하면서 혼란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공천 배제 결정이 중앙당의 재심 심사를 통해 잇따라 번복되면서 ‘공관위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등 원칙없는 공천 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남도당 공관위가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1차 예비경선을 도입한 장흥군수 후보 경선은 2명의 본경선 후보를 뽑았음에도 중앙당이 제동을 걸며 다시 경선을 치러야 할 상황이다.

당초 장흥군수 후보 공천 신청자는 7명이었지만 전남도당은 공관위 심사 없이 여론조사를 통한 1차 예비경선을 도입했고, 이에 반발한 4명이 거부하며 파행을 겪었다. 다른 후보들의 재심 요구가 중앙당의 인용 결정으로 7명이 모두 참여하는 재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승남 전남도당 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 중 한 곳인 장흥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예비경선을 도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순천시장 후보 경선 역시 갈팡질팡하는 등 점입가경이다. 전남도당 공관위 심사에서 컷오프된 노관규 후보가 중앙당 재심에서 살아났으나, 비상대책위원회는 최종 탈락자로 다시 분류했다.

순천은 중앙당의 재심 인용으로 하루 전까지만 해도 노관규 후보가 참여하는 5인 경선이 예상됐다. 그러나 노 후보가 최종 탈락한 데다, 중앙당이 순천을 전략공천이 가능한 ‘전략선거구’로 지정해 경선 실시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이와 함께 전남도당 공관위 심사에서 컷오프된 최옥수 무안군수 예비후보, 윤영민 화순군수 예비후보, 선형수 보성군수 예비후보는 중앙당 재심을 거쳐 ‘부활’했다.

보성군수 후보 경선의 경우 당초 민주당 소속 현 군수의 단수 공천이 예상됐던 곳임에도 전남도당 공관위는 2인 경선지역으로 결정했다. 중앙당이 선형수 후보의 재심 신청을 인용, 3인(김철우·선형수·임영수) 경선으로 치러진다.

무안군수 후보 경선은 4인(강병국·김대현·이정운·최옥수) 경선, 화순군수 후보 경선은 3인(구복규·문행주·윤영민) 경선으로 일주일 만에 뒤바뀌었다.

나주시장 후보 경선 역시 시끄럽다. 공관위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 3명이 지난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며 중앙당 비대위가 전남지역 공천을 살펴볼 것을 촉구했다.

나주시장 후보 경선 대상자로 포함된 이민준 예비후보도 불공정 경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위원회 핵심 당직자가 일부 시의원 예비후보에게 관리 중인 유권자·당원 명단을 200-250명씩 내라고 요구한 것은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공정 경선이 개선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해당 당직자 해촉을 촉구했다.

이러한 민주당 전남지역 공천 과정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동안 민주당에 대한 ‘묻지마 투표’가 계속되면서 공천만 하면 당선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민주당 내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모 지역 공천 신청자는 “원칙과 기준을 모든 지역구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는데 애시당초 (전남도당이) 장흥군수 후보 경선 방식을 바꾸면서 모든 공천 절차에 대한 신뢰성을 잃은 것 아니냐”며 “중앙당에서 뒤집어지는 전남도당 공관위의 심사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중앙당 공식 지침이 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경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그동안 당헌 당규를 어긴 절차는 없었으며 남은 경선 절차도 공명정대하게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