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재개발단지 안전 소홀, 붕괴 참사 잊었나

2022년 04월 26일(화) 20:21

광주 학동참사 유가족협의회와 화정아이파크붕괴 희생자가족협의회가 최근 공동명의 성명을 통해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유관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가려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면서 6·1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개발과 발전만 외치지 말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안전사고와 산업재해 예방을 고민해 정책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는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내린 서울시가 현산의 요구로 4억여원의 과징금 처분으로 대체해 준 것과 관련,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적용되지 않아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한계가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엄정한 행정처분만이 유일한 단죄의 수단이었다”며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했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대규모 건설 현장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그 뿐이다. 참사를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마치 없었던 일처럼 돼가고 있다. 곳곳에서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실정이다.

본보 취재 결과, 광산구 신가동 842-6번지 일대 28만8천58㎡에 약 4천800여 세대가 입주 예정인 주택재개발 정비 사업도 안전조치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돼 인근 대단지 아파트와 주택 주민들의 피해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방진덮개와 가림막 등이 형식적으로 일부만 덮여 바람이 불면 비산먼지가 날리기 일쑤”라며 “세륜기가 가동되지 않고 소음측정기도 고장난 상태다”고 주장했다. 인근 상가와 주민 200여명은 인접한 건축물(원룸·빌라·상가) 8곳의 균열 및 타일 파손 등, 소음·진동·분진 등에 따른 집단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고로 무사안일 행태를 경계해야 한다. 도심에서 우후죽순으로 이뤄지는 대단위 재개발을 중심으로 전반 점검이 실시됐으나, 형식적인 개선 대책, 태만한 관리 실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업자의 책임을 강조해 처벌 수위를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어도 아직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는 듯 하다. 광주는 너무도 가혹한 희생을 치렀다. 사전에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 엄격히 벌해야 한다.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