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텔 조기 준공 ‘이자 부담’ 놓고 갈등 광주 광산구 ‘엘리체’ 입주 기일 당초 9월서 5월로 변경 입주예정자 “매달 30-40만원 고금리 이자 건설사 횡포” 건설사 “중도금·잔금 입주일 이전 납부 분양계약서 명시” 오복 기자

2022년 04월 27일(수) 21:15

광주 광산구 지죽동 엘리체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 입주기일이 당초보다 4개월여 앞당겨지면서 중도금 조기상환에 따른 이자 부담을 놓고 건설사와 입주예정자들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해당 건설사는 입주일 단축 시 중도금 조기상환이 분양계약서에 명시돼 있어 법적 하자가 없다는 주장한 반면, 입주예정자들은 매달 고금리 이자 부담은 건설사 횡포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해법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서진건설에 따르면 올해 9월에 예정돼있던 엘리체 레이크시티 입주예정일을 4개월여 앞당긴 5월로 변경, 중도금에 따른 무이자 혜택이 종료된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처지에 놓인 입주예정자들은 “입주예정자가 기존에 살고 있는 아파트 처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입주일 단축으로 매달 30-40여만원의 고금리 이자를 부담하게한 것은 건설사의 횡포”라며 중도금 무이자 혜택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양 측의 쟁점을 확인할 수 있는 광산 엘리체 분양계약서에는 입주일은 공사 진행 결과에 따라 단축될 수 있고, 이 경우 미도래된 중도금과 잔금은 실제 입주일 이전에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분양 당시 중도금이 무이자라는 말만 믿었던 입주민들은 돌연 입주일이 앞당겨지면서 중도금에 따른 매월 수십만원의 이자를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9월 입주를 예상하고 보유 아파트 처분을 계획했던 일부 입주예정자들의 경우 기존 아파트의 대출 이자에 신규 아파텔 중도금 이자까지 이중으로 이자를 물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서진건설이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준공일을 앞당기면서 이자를 입주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입주 예정자 A씨는 “공사를 4개월 앞당기면 건설사 측에서 600세대로 가정했을 때 매달 20억원이 추정되는 이자를 가져가는 꼴”이 된다며 “당초 계약대로 건설사에서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다른 B씨도 “입주일이 빨라지면 시행사는 중도금과 잔금이 빨리 들어와 현금 유동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겠지만, 입주자는 그만큼의 이자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실정으로 이는 불공정한 처사다”면서 “분양 당시 홍보했던 것처럼 회사가 이자를 보존해 줘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다.

서진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사 초반 암반이 적어 타파기 공사가 빨리 진행됐고, 지난해 장마가 짧고 제설량이 적었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단축됐다”며 “분양 계약서상에는 중도금과 잔금 무이자는 입주 개시일 이전까지로 명시돼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입주예정자들은 7월까지 입주자 조합을 설립해 재산상의 손해로 따른 민사소송을 준비할 예정이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