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쌀 추가 격리 늦었지만 환영

2022년 04월 28일(목) 20:19

정부가 쌀가격 안정을 위해 12만6천톤을 추가로 격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27만t 과잉 공급돼 우선 20만t을 격리하기로 했는데, 14만4천t만 낙찰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신정훈(나주·화순) 의원은 “지난해 당정 논의 결과 정부는 초과생산된 쌀을 1차로 시장에서 격리했다. 그러나 가격이 계속 하락해 현장의 시름이 깊어졌고, 이에 민생 간담회를 통해 추가 조치 필요성에 대한 뜻을 모아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윤재갑(해남·완도·진도) 의원은 “빠르게 격리에 나섰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와 지역 정치권, 농민단체는 풍작으로 30만톤의 쌀이 초과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자 2021년산 시장 격리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당정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농정 성과인 쌀값 정상화 기조를 끝까지 지켜내고, 농민의 삶을 챙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농민들에겐 충분하지 못한 수준이다. 이번에도 예정가를 공개하지도 않으면서 낮은 가격을 유도하는 ‘역공매’ 방식을 고수해 쌀값 하락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들린다. 손해를 감수하며 입찰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2월 1차 당시에도 예정한 만큼의 격리에 실패한 이유로 꼽는다.

지난해 10월 5만5천107원(정곡 20kg)에 거래되던 산지 쌀가격은 4월 중순 4만7천774원으로 6개월 만에 13% 폭락했다. 유통업체의 재고 물량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감소까지 겹쳐 3-4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쌀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기다. 쌀값 폭락은 대한민국 농업과 식량주권을 무너트리는 도화선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은 정부 방침을 환영한다. 정권 교체 과도기라 여러모로 정책 결정이 어려웠을 것이나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현안인 때문이다. 차기 정부의 기조 역시도 다르지 않아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민생을 챙기며, 늘 농민의 곁에 함께 해야 하겠다. 쌀 시장 가격 안정이라는 양곡관리법 취지에 맞춰 입찰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쌀값은 확고한 농정의 핵심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