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과 엔데믹 사이에서 / 김일태 |
| 2022년 05월 03일(화) 2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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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기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백신 패스와 격리로 서민들의 고통은 컸고 사적 모임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매출 감소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방역과 의료 등 보건 부문과 재난지원에 자원이 집중됨으로써 경제 전체의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이 발생하였다. 다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동 제한과 봉쇄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어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산업의 활력이 감소하고 오프라인의 소비 위축으로 경제성장의 둔화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학교 등교의 중단과 원격에 의존한 교육으로 인적자원의 기술숙련도를 축적하는 기회의 상실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저하시킬 것이다. 또한 디지털화의 가속화는 자동화로 인한 비용 절감과 기술 발전으로 장기적으로 생산성과 경제성장에 긍정적이지만 기술적 특성에 의해 시장의 독과점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로 취약계층의 소득과 자산 불평등은 심화되고 교육과 훈련 부족으로 취업 기회의 상실로 소득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변화를 고려하는 정책의 비전과 전략은 물론 이를 실천할만한 인물들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초대 내각의 총리와 18개 정부부처장관 후보자를 발표하였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언론들은 ‘공정과 상식’을 내건 새 정부에서 대다수 후보자들이 공직생활이나 사회활동에서 획득한 찬스와 지대를 보통 서민들의 삶과 고통을 나누는데 사용하기보다는 자신과 가족의 재산 증식과 지위 상승을 위해 살아 온 의혹투성인 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인재의 발탁’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칙과 기준의 검증에 적합하다고 쉽게 말하고 있지만 국정 수행 능력과 도덕성에서 국민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이것은 제 나라 재상 관중(管仲)이 말한 ‘세상에 군자와 같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지만 심지어 평범한 국민들도 지키는 최소한의 도리조차도 못하는 실망스러운 후보자들인 것이다.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역대 정부의 인사는 주로 도덕성 검증을 위한 몇 가지 원칙과 기준에서 최소한도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열거하는 네거티브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원칙과 기준 중에서 일부는 적합하지만 일부는 부적합하게 되는 충돌로 애매한 검증이 되고 만다. 반면에 사마천의 사기열전에서 위(魏)나라의 문후(文侯) 시절에 재상 후보자로서 문후의 동생인 위성자(魏成子)와 책황 두 사람 중에서 재상을 추천할 때 이극(李克)이 말한 인재 중용의 조건은 훌륭한 인재 발탁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후보들이 높은 신분에 있을 때 지위를 이용한 찬스로 살아왔는지, 힘들거나 궁한 처지에 있었을 때 정도를 걸었는지, 가난할 때 탐욕을 추구했는지, 부유할 때 헌신을 했는지, 퇴임 이후에 자신의 이해득실이나 이익집단을 위한 로비스트로 활동했는지를 검증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의 팬데믹과 엔데믹 사이에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는 포용적인 정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우선은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 발행으로 그동안 많은 돈이 풀려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주택 대출의 증가로 가계부채의 압박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의 변동, 금리 인상의 이자 부담으로 인한 금융의 불안정과 재정 긴축으로 인한 내수 부족과 고용 위축이라는 실물경제의 불안정을 해소하는 거시경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동안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소득재분배의 역할과 노동시장의 참여로 근로를 장려하도록 기술과 훈련을 통한 인적자본의 투자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저소득계층의 소득지원을 위한 정부의 이전지출과 조세지원의 대책인 것이다.
이제 새 정부는 코로나19의 위기로 인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성장 친화적이며 공정하고 포용적인 정책으로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슬기롭게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