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만이 낳은 기초단체장 무소속 강세

2022년 05월 04일(수) 20:36

6·1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 간 기초단체장 승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광주·전남지역 27곳 가운데 무려 8곳이 격전지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대선 패배로 강도높은 쇄신을 약속한 민주당은 과거 선거보다 더 공정하지 못한 공천 관리로 텃밭에서 어려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현직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공천에 참여했다가 반발,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지역은 광주 서구(서대석)와 무안군(김산), 장성군(유두석), 나주시(강인규) 등 4곳이다. 또 현 단체장이 무소속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장흥군(정종순)과 고흥군(송귀근)이다. 목포시에서는 민주당의 공천 배제에 박홍률 전 시장이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로 돌아섰고 무주공산인 광양시도 정인화 전 국회의원이 무소속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구도상으론 무소속 출마자 중 현역 프리미엄을 업은 단체장이 많은 데다, 조직력도 탄탄하다. 민주당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공천 과정에서 이어진 각종 논란과 잡음 후폭풍에 여론이 싸늘하다. 사전 내정 밀실 심사, 줄세우기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기득권 세력의 오만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진보정당의 선전도 점쳐지고 있다. 대선 승리로 한껏 기세가 오른 국민의힘도 후보들을 속속 확정하며 표밭갈이에 열중이다. 지방선거 특성 상 정당 보다 인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편으로 이번에는 그 경향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일당 독점의 정치 지형이 급격하게 분화할 소지가 다분하다. 사정이 다급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간판’격인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와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가 전면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게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 대진표가 속속 완성되는 지금, 무소속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