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교육감 선거 ‘진보 프레임’ 몸살 특정후보 찬반 갈등·선정단체 불신 단일화 걸림돌 막판 이해관계 따라 합종연횡 가능성…당락 분수령 임채만 기자

2022년 05월 04일(수) 21:22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전남 시·도교육감 선거가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프레임을 둘러싼 후보 간의 난타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일화 참여 자격을 놓고 특정 후보에 대한 찬반 갈등과 단일후보 선정 단체에 대한 불신이 단일화 성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 막판 이해관계가 따른 단일화가 교육감 당락을 가를 전망이어서 합종연횡이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광주시교육감(가나다 순) 선거는 강동완 전 조선대 총장, 박혜자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이정선 6대 광주교대 총장, 이정재 2대 광주교대 총장,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간 5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남도교육감 선거는 김대중 전남교육자치 플랫폼 대표, 김동환 전 보성 득량남초등학교 교장, 장석웅 현 교육감 등 3명이 경쟁하고 있다.

최근 교육감 선거 구도를 이끄는 최대 이슈는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다.

이는 지역 유권자 표심이 민주진보 적통 후보에 쏠릴 가능성이 높아 이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교육감 선거에서는 박혜자 예비후보가 제안한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에 대해 해당 후보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후보 등록일(12-13일)까지 남은 시간이 1주일 가량 뿐이어서 단일화를 위한 논의, 여론조사 등 절차를 고려하면 물리적 시간도 충분치 않아 단일화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전교조 단일후보인 정성홍 후보와 조선대 총장 출신인 강동완 후보를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했다.

이정선 후보에 대해서는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광주선거대책본부장 공동위원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보수 후보’로 규정하면서 단일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정성홍 후보는 “박 후보와 명분없이 결합하는 단일화에 반대한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시민사회단체가 추가 단일화를 추진하면 참여할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강동완 후보는 “교육감 선거에서 어떠한 정치적 행동이나 목적이 개입돼서도 안 된다”며 정치적 이슈를 위한 후보 단일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후보는 오는 9일 단일화에 대한 최종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가 당분간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반면, 일부 후보 지지도 하락세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선거 막판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도교육감 선거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장석웅 예비후보를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정한 데 대해 상대 후보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전남지역 3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전남교육회의’는 전남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장석웅 후보를 확정했다.

전남교육회의는 지난달 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장 후보를 비롯해 김대중·김동환 후보에게 단일화 경선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고 장 후보만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전남교육회의는 장 후보가 민주진보교육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출신인 장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대중·김동환 후보는 “장 후보는 진보 자격이 없다”, “장 후보를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출신인 김대중 후보는 자료를 내고 “장 후보를 진보후보로 추대한 교육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주민 직선 3기 교육감 시절 교육의 진보적 가치를 훼손하는 교육정책을 펼친 장 후보는 진보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진보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환 후보도 “교육회의 측에서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접수 마감일 이틀 전에서야 접수 사실을 알려왔고 교육회의에 참여한 몇몇 단체장들에게 문의한 결과, 단일화 추진 사실조차도 알지 못하는 등 장석웅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어서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대중 후보와 김동환 후보는 각각 자신의 교육정책이 민주진보진영과 부합한다며 ‘전남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명칭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교육계 관계자는 “민주진영 후보 단일화 이슈는 선거 당락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안으로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 간에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며 “하지만 정치적 논리 등을 교육감 선거에 적용한다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