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에도 경유값 ‘요지부동’ 국제가격 상승 영향 일주일새 ‘1원 하락’…휘발유값도 추월 양시원 기자

2022년 05월 08일(일) 20:13

광주지역 주유소 곳곳에서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수요 증가에 경유 가격이 급등함과 동시에 지난 1일 시행된 유류세 인하 폭 확대에서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하 폭이 더 적은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지역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천927원, 경유는 1천906원을 각각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 전날인 지난달 30일 대비 휘발유는 일주일 새 1천967원에서 1천927원으로 40원 가량 떨어졌으나 경유는 1천907원에서 1천906원으로 겨우 1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유류세 인하율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됨에 따라 ℓ당 휘발유는 83원, 경유는 58원 각각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경유의 세금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제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이 맞물려 국제 경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의 ‘2022년 5월 1주 국내 석유제품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26.0원 상승한 ℓ당 1천833.8원이었으나 경유는 ℓ당 52.7원 오른 1천890.1원으로, 한 주 동안 휘발유보다 두 배 넘는 인상폭을 기록했다.

물량 순환이 빨라 재고를 소진한 휴게소 주유소·알뜰 주유소 등을 중심으로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훌쩍’ 뛰어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함평나비휴게소(무안방향)의 경우 이날 기준 휘발유는 ℓ당 1천906원이었으나 경유는 이보다 53원이나 비싼 1천959원에 판매됐다.

광주지역도 비슷했다. 지역 내 영업 중인 주유소 256곳 가운데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넘어서거나 동일한 곳은 동구 9곳 중 5곳(55%), 남구 27곳 중 13곳(48%) 등 총 87곳으로 약 33%에 이르렀다.

북구 삼각동 소재 주유소의 백모(60) 사장은 “지난달 30일에도 휘발유·경유 공급가격이 각각 ℓ당 1천916원, 1천986원으로 70원 차이가 났고 인하 이후인 지난 4일에도 1천834원·1천928원으로 가격차가 94원으로 더 벌어졌다”며 “현재까지는 재고가 남아 휘발유가 30원 가량 비싸나 재고 소진 시 경유 가격이 더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