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손배 소송 재판 잡혀 ‘진정한 화해’ 도달하나 주목 광주 피해자 6월23일 첫 시작 안재영 기자

2022년 05월 10일(화) 20:18

광주에 거주하는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판일이 잡혔다.

이에 따라 국가와 피해자가 42년간 도달하지 못했던 ‘화해’에 이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에 따르면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1심 재판이 오는 6월23일과 7월7일에 열린다. 재판은 소송인이 1천6백여명이 넘고, 피해자마다 변호를 맡은 법인이 달라 분할 진행된다.

광주 거주 피해자의 첫 재판은 6월23일 오전 10시55분 광주지방법원 403호(민사 14부)에서 열린다. 첫 재판의 원고는 피해자 22명이다.

이어 7월7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 303호(민사 13부)에서는 40명의 피해자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피해자들의 주된 요구는 ‘연좌제’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가족들에게 전가된 만큼 손해 배상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당초 보상금 지급에 정신적 피해가 고려되지 않아 지급이 늦어진 만큼 소송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해야 하고, 당시 보상금에 이자율을 적용해 현실에 맞는 위자료를 책정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당초 5월11일에도 재판이 예정됐으나 기일이 연기됨에 따라 오는 6월에 열릴 재판에서 피해자들은 정신적 손해배상이란 여정의 첫 발걸음을 떼게 됐다.

민주화운동 부상자회 김현섭 복지국장은 “국가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과 인고의 시간을 외면하지 말고 조속한 판결을 통해 화해에 이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유공자들의 오랜 숙원인 정신적 손해배상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청구소송에 대해 김재용 변호사는 “사법부가 선고하는 손해배상 금액이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해 2심, 3심까지 상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경우는 국가가 대응할 항변이 별로 없기 때문에 1심 재판으로 거의 80-90%가 결정될 것이다”며 첫 재판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 정신적손해배상 청구는 지난해 5월27일 헌법재판소가 5·18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등에관한법률을 두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 없이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다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됨에 따라 위헌이라고 전원일치 판결을 내려 가능해졌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