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공천참사’ 비판 외면하는 민주당

2022년 05월 11일(수) 23:44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혁신 약속을 지켰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선출을 마무리하면서 상당수가 새 인물로 교체됐으며, 여성과 청년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역대급 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화자찬이다.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민주당은 경선 기간 내내 공정성 시비와 오락가락 기준 적용으로 분란의 소지를 제공했다. 공천 배제된 일부 현역 단체장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민주당과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깨끗한 승복이 아닌 이의 신청이 봇물을 이뤘다. 일부 선거구 후보자의 경우 경찰 고발 등으로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반칙과 변칙이 난무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가 돼야 할 지방선거가 혼탁해졌다.

아마도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게다. 전남도당은 자료를 통해 “기초단체장 64%, 광역의원 교체율 56% 등을 기록해 기득권을 갖고 있던 기성 정치인들과 경쟁이 불가능에 가까웠던 신인의 정치 참여도 대폭 늘렸다”며 “본선 경쟁력을 갖춘 여성·청년 및 신인 등 인재 발굴에 지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당도 “상당수의 현역이 교체됐으며, 청년과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지방정치의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선 패배 이후 강도높은 쇄신을 외친 민주당이다. 하지만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야 불투명하고 무능한 공천 관리에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휘둘렸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중앙당도 수수방관한 결과다. 주민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민심 이반이 심각한 지경이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되는 정치 지형의 급격한 변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이 12-13일 이틀간 실시된다. 19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이전 선거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일당 독점 해소와 정치 발전을 위한 호소문을 냈다. 유권자의날(5월10일)에 즈음한 것으로 검증되고 능력 있는 다른 당 후보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시민행동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받아들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