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와 기업자원봉사 / 김재규 |
| 2022년 05월 11일(수) 2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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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대두와 함께 기업들이 다시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고무적인 일이지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ESG평가를 위해 임직원을 자원봉사시간 벌어오기로 내몰 수도 있는데 이런 강제나 의무에 의한 봉사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동안 글로벌 기업들 상당수는 자원봉사가 스펙으로 전락했다며 인사고과나 신입사원 채용에서 제외한 곳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양적 성장을 추구하며 활동시간만 중요했던 코로나19시기 이전의 폐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말에 범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K-ESG에서는 ‘전략적 사회공헌’과 ‘구성원 자원봉사참여’를 지표로 제시하고 있어 자원봉사활동에 다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하지만 ESG에 관한 Global Standard는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열심히, 다양하게 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사회공헌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ESG 평가 점수가 올라가지 않고, ESG를 잘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는 ESG의 ‘S’부문에서 자원봉사의 중요성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굳이 사회공헌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정당성과 존재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자선, 자원봉사 등 일반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잘한다고 해서 기업의 ESG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SG에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이 필요하다. 지역 특성에 맞춰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비즈니스 밸류체인과 관련하여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렇다면 ESG시대에는 밸류체인이나 지역사회와 무관한 가슴 따뜻한 사회공헌활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가? 아니다.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홍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다. 가슴 따뜻한 사회공헌활동과 ESG 차원의 활동이 균형 잡힌 사회공헌 포토폴리오를 가져가야 할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데, 국가보다 작은 단위의 기업이 CSR이나 ESG경영을 통해 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입장에서 전략이 중요해진 이유이다. 예를 들어 사업의 지속가능성, 사회적 임팩트 창출, 조직 또는 기업의 업과 연계, 단순기부와의 차별화, 브랜딩 등의 요소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또는 기업의 업과 연계하는 전략’이 주효하다. 즉, 기업은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사슬에서 사회문제 해결 가능한 고리를 찾아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원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기업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을 갖게 되고,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면 ESG경영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은 임직원의 자발적인 선택을 이끌 수 있는 인센티브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동기를 부여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센티브제도를 말이다.
우리 자원봉사센터는 기업봉사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도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광주기업봉사단협의체에는 광주시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이 협력을 위해 참여할 계획이다. 기업과 비정부기구, 공공기관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며, 관심 있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기업자원봉사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지난해, 광주는 삼성, 현대, 금호, 롯데 등 20곳의 기업과 함께 기업봉사단협의체를 결성했다. 기업과 NGO, 공공기관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혁신에 관한 이야기,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임직원이 기업과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업봉사단협의체에 대한 문의는 광주시자원봉사센터(062-613-5582)를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