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선거’…20대 청년층 지방선거 ‘무관심’ 민주당 일색 정치구도 속 ‘경선 올인’ 모습 실망 각 정당 젊은층 체감할 수 있는 공약 제시 절실 20대 투표율 낮은 역대 선거 상황 재연 우려 커 강승희 기자

2022년 05월 12일(목) 00:00

20대 청년층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인 지방선거를 외면하고 있다.

지난 3·9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표심을 발휘했던 것과 달리, 20대 청년층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사실상 바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지역 정치 구도 속에서 당내 경선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대한 실망감이 큰 데다, 청년 관련 공약도 구체성이 없고 일자리·문화시설 등 젊은 층이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 때문이다.

지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지방선거에 20대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이 청년을 위한 정책·공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20대 연령층의 투표율은 50%를 갓 넘기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2020년 총선 때 20대의 투표율은 60% 안팎, 올해 대선 때는 75% 안팎으로 지방선거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투표율 차이는 결국 20대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년 맞춤형 정책·공약이 거의 없고 민주당 공천에만 골몰하는 후보자들을 지켜보며 지역 정치에 대한 실망이 지방선거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취업 준비 중인 유모(24)씨는 “지난 대선 공약에 공기업 이전 등 채용과 관련된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관심이 갔지만 지방선거는 20대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공약이 없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제8회 지방선거 정책 목록 중 청년 관련 공약은 ▲지역맞춤형 청년고용정책 추진 ▲대학생·청년의 등록금 및 학자금 대출 부담 완화 ▲공공기관 임금분포 공시제 도입으로 청년들의 취업 탐색 비용 절감 ▲청년정치 도전 기회 확대 등이다.

해당 공약들의 구체적 이행 방법은 지자체 및 지방공기업·교육기관에 면접수당 지급 의무화 및 민간기업 확산, 지자체 및 지방공기업·교육기관 구직자 채용시 신체검사 비용 부담 의무화 등이지만 청년들이 체감하기엔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6·1지방선거 20대 투표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대 청년층에서는 생색만 내는 정책·공약보다 교통비 지원이나 ‘청년13(일+삶) 통장’ 대상 확대 등 청년들의 경제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지역 놀거리나 전시·공연 등 청년의 문화생활과 즐길거리가 다양해질 수 있도록 특화된 공약에 대한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사회 초년생 양모(27)씨는 “매년 나오는 사안이지만 일자리 미스매치 등 청년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해결해줄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 정책은 청년들이 공감하기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일색인 지방 정치 현실에서 사실 그동안의 지방선거는 후보들만의 잔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청년층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민주당과 각 정당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