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자 작가 ‘사모곡-마주보기’展…20일까지 갤러리 다온 버선으로 담아낸 어머니의 사랑 최명진 기자

2022년 05월 15일(일) 19:34

류현자 작가가 작품 앞에서 어머니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버선을 소재로 어머니의 사랑을 한가득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화가 류현자 작가가 갤러리 다온(광주 동구 지산동 675-6)에서 ‘사모곡-마주보기’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어머니가 손수 뜬 수세미로 꾸며진 엄마와 딸의 2인전이다.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가 병마에 쓰러지신 이후 작가는 강인했던 엄마로서가 아닌 여자로서의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작가는 “종일 병석에 누워 계시던 어머니께 평소 좋아하시는 뜨개질을 권했는데, 손가락 힘이 없으신데도 열심히 수세미를 뜨셨다”며 “여기저기 나눠주는 재미로 뜨신 수세미가 제법 많이 쌓이게 돼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나 둘 켜켜이 쌓아 올린 수세미는 어머니의 사랑을 상징하는 버선 모양으로 표현됐다. 단호한 수평의 버선목에서 수직으로 내려와 버선코에서 살짝 치켜든 수눅의 곡선은 기와집의 처마를 떠올리게 한다. 둥근 보름달을 쪼개놓은 것 같은 뒤꿈치의 부드로운 곡선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하다.

버선이 갖고 있는 직선과 곡선의 적당한 어울림과 더불어 상징적인 배치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염원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전시 주제인 ‘사모곡’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사랑이며 거꾸로 붙여놓은 버선 위 올려진 연꽃과 목련꽃은 자식을 위해 헌신해온 어머니의 젊을 적 모습을 의미한다.

작가는 “내 기억 속 버선은 누렇게 낡아 겹겹이 기워 신으셨던 어머니의 버선이다. 나에게 있어 버선은 아련하고 애틋한 존재다”며 “이번 전시는 꼭 닮은 엄마와 딸이 서로 마주보며 살아가는 모습이자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문의 0507-1373-1392.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