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가축분뇨처리시설 갈등 재점화

市도시계획심의위원회, 증설 재심의 결정
업체, 나주시 고발·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나주=정종환 기자
2022년 05월 15일(일) 20:05
나주시 가축분뇨처리시설 증설과 관련, 최근 재심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업체와 반대 주민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하지만 나주시가 지난 2년 간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무능력한 행정력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15일 나주시와 가축분뇨처리업체인 옥천영농조합법인에 따르면 지난달 말 처리시설 증설을 주요 안건으로 열린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이 나자 법인 측은 지난 9일부터 나주시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가 처리되지 못하고 방치될 경우 무더운 날씨로 인해 심각한 악취 발생 등이 우려돼 해결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천막농성이 4일 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주시는 실무부서와 업체, 주민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5명으로 구성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기후 시기 별 악취 발생 원인 분석과 저감방안, 악취 경감 데이터 제시, 주민 설명·동의 등의 이유로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옥천영농조합법인은 2020년 10월께 처리시설을 증설해도 된다는 나주시의 답변에 따라 자원순환시설 신축 관련 허가를 요청했다. 위반 건축물과 산지 복구 등의 미비점으로 인해 신청을 취소한 뒤 수억원을 들여 보완, 지난해 7월 재신청을 접수했다.

법인 측은 이번 재심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회사 내에서도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영업기밀을 나주시가 유출해 주민 반발을 더 크게 불러와 재심의 결정을 받게 됐다는 게 법인 측의 주장이다. 법인 측은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나주시청을 고발한 상태다.

나주시는 도시계획위원회가 재심의를 결정한 만큼, 법인 측에서 요구하는 처리시설을 허가해 줄 수 없으며 보완 내용이 모두 만족될 경우 빠르면 오는 6월 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사안을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축분뇨처리시설 증설 반대 주민 A(61·공산면)씨는 “지금까지 악취로 인한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시설이 늘어나면 악취가 더 심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옥천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법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 관련 법률에 따라 행정을 추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그마한 민원이라도 있으면 행정이 위축돼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고 떠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태 악화로 외지 기업을 내쫓다 못해 이제는 지역 업체마저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 전 시의원은 “가축분뇨처리 문제는 주민 혐오 시설이기도 하지만 공적 영역이 크고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인 만큼 나주시가 팔짱만 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양측의 고충과 요구사항을 꼼꼼히 챙겨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재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옥천영농조합법인은 나주지역 90여개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비롯해 하수슬러지와 공공처리장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 슬러지 등 하루 300t의 처리 능력을 갖춘 대형 가축분뇨 처리업체다./나주=정종환 기자
나주=정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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