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무투표 당선은 민주당 독점정치의 폐해

2022년 05월 16일(월) 20:02

6·1 지방선거 후보등록 결과 단독 출마 등으로 당선이 자동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가 광주·전남지역에서만 모두 45명에 이른다. 지역 일꾼 429명을 뽑는 선거라는 점에서 10곳 가운데 1곳에 해당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세 속에서 군소정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민주당 중심의 정치 구도가 더욱 견고해지면서 선거의 가치마저 퇴색하고 있다.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민주당 소속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후보와 김철우 보성군수 후보, 명현관 해남군수 후보가 단독 입후보했다. 박 후보는 초선, 김·명 군수는 재선 도전이다. 광역의회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광주에서는 11명, 전남에서는 26명이 당선됐다. 광역의원 정수(광주 20명, 전남 58명) 대비 각각 55%, 44.8%에 달하는 규모다. 기초의회는 전남에서 순천 자선거구, 나주 가선거구가 포함됐다.

사정이 이러하니, 민주당 당내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이나 마찬가지로 온갖 잡음이 속출한 것이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사생결단으로 이상과열, 혼탁이 심각했다. 뿐만 아니다. 경선이 끝나자마자 선거도 끝난듯 일부 후보자의 태도가 눈총을 맞고 있다. 바로 정치 무관심과 혐오를 낳은 폐단으로 지적되는 이유다. 그래서 공천제도 개선, 선거구제 개편 등 기득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지방선거는 주민들의 삶을 위해 봉사할 참 일꾼을 선출하는 절차임에도 민주당의 독식으로 왜곡되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경우엔 권리당원 투표와 공천 심사만으로 후보를 결정, 그들만의 게임이다. 공약과 자질 검증은 공염불이 된 셈이다. 여전히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나 정의당 등 진보세력의 존재가 미약한 현실이다. 공정한 경쟁이 사라지게 되면 궁극에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특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방자치 본래의 의미가 변질될 소지가 큰 것이다.

민주당과 무투표 당선자들은 무혈입성이라고 좋아할지 몰라도, 선택의 기회조차 완전 박탈당한 유권자들은 떨떠름하다.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