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순의 '문화터치']5월에 다시 본 뮤지컬 ‘광주’ 광주문화재단 문화공간본부장 |
| 2022년 05월 16일(월)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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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6시30분 시즌3의 막공을 관람했다. 시즌 2와도 많이 달라진 뮤지컬 ‘광주’였다. 시나리오의 변화를 도모했고 넘버도 추가됐다. 완전히 다른 뮤지컬 ‘광주’였다. 배우들도 관람객들도 모두 42년 전 광주로 빠져 들어갔다. 객석의 관람객 모두가 그 때의 금남로 위에 섰다. 그리고 울렁거리는 가슴으로 ‘훌라훌라’를 불렀으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했다. 무대도 울고 객석도 울었다. 막공이어선지 배우들이 몸과 마음을 던져 노래하고 연기했다. 마치 피를 토하듯 쏟아내는 그들의 열연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온 몸으로 노래하는 배우들의 진심이 그대로 객석으로 전해졌다.
뮤지컬 ‘광주’는 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일어섰던 광주시민들의 항거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엮어낸 무대다. 42년 전 5월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그린 뮤지컬 ‘광주’는 광주 시민들의 항거와 민주화 열망을 그려 관람객에게 큰 울림을 줬다. 모티브는 광주민중항생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80년 5월27일 최후까지 도청에 남아 계엄군과 싸우다 장렬하게 산화한 윤상원 열사의 활동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시작이자 끝인 역사적 장소에서 민주주의 열기를 숭고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증폭시켰다. 아울러 평범한 이웃들의 숭고한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들 곁에 숨 쉬고 있다는 점 역시 큰 성과였다.
32명 배우들의 우렁찬 연기와 13인조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는 관객들을 80년 5월의 또 한 명의 광주시민으로 감정을 이입시켰다. 다시 돌아온 뮤지컬 ‘광주’는 조금 더 스토리를 촘촘하게 보강해 몰입감을 높였다. 관객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내용이 전달될 수 있도록 서사를 수정하고 보완했다. 그 결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음악도 신곡을 추가하고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 섬세하게 수정했다. 시즌 1·2와는 사뭇 달라진 것은 지난 시즌2를 끝내고 난 후 광주문화재단 황풍년대표이사와 고선웅연출이 만나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다. 이미 넘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작진에선 그만 두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고 황대표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5·18이라는 역사극에서 각색은 불필요한 부분이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드러내도 극적인 서사가 나온다며 시나리오 수정을 희망했다. 그래서 편의대원의 주인공 역할을 더욱 눅이고 윤상원 열사의 역할인 윤이건의 비중을 높이게 되었다. 그리고 극 중간 중간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풀어 극의 이해도를 높였다. 또 이번 무대에서 도드라진 것은 거리의 천사를 김은숙이란 광주 배우가 캐스팅되어 열연했다는 점이다. 맛깔난 사투리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여전히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한 광주시민들은 실제 사실을 형상화하는데 다소 미흡하다고 아쉬워한다. 그럼에도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계속해서 본 관람객들은 밀도가 높아졌다고 극찬한다. 이제 오는 11월 뉴욕 브로드웨이에 쇼케이스를 열게 된다.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를 앞두고 있다. 국가폭력에 휘둘리지 않고 대동세상을 꿈꾸었던 광주시민의 뜨거운 열망이 다시 뮤지컬 ‘광주’로 피어나 세계시민들 가슴, 가슴으로 전달될 터이다. 크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