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끌어오라 / 김영집
2022년 05월 16일(월) 20:02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지난 5월 3일부터 4일간 개최된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에 다녀왔다. 전기차 모빌리티 전시와 포럼 등으로 그리 규모가 큰 행사는 아닌데 한해 약 5만여명이나 방문한다니 놀랍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제주도가 무슨 자동차 생산도시도 아니고 전기 관련 중요기관이 있는 곳도 아닌데 세계 50개국 200여개사와 수많은 전기자동차 전문가와 관련자들이 찾는 국제적인 전기자동차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사실이다.

울산시는 우리나라 최대의 자동차도시다. 광주시는 기아차와 최근 GGM 두 개의 완성형 자동차공장이 있다. 전기라면 한전을 비롯한 전기에너지 최대의 클러스터가 광주 바로 옆에 있다. 그런데 ‘제주에서 왠 모터쇼?’라 할만하다. 제주에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린다는 것이 두 도시를 무색하게 한다.

성공한 다른 일처럼 제주도에서도 시작은 적은 일에서 일어났다. 젊은 사람들이 떠난 가파도에 1사1촌 운동으로 도배 전기공사 집수리를 해주던 제주도 중소기업 중심으로 교수, 언론인, 금융인, 사업가, 엔지니어, NGO 등 각계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이 참여해 지난 2009년 ‘가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사모)이 만들어졌다. 이들이 가파도를 신재생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들자는 일을 해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고, 전신주 지중화 및 마이크로 그리드 국책과제 사업을 가파도로 가져왔다.

가사모의 활동이 바탕이 돼 국제녹색섬 포럼이 설립됐고, 세계인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레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탄생했다고 한다. 제주도 스마트그리드협회와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가 힘을 보탰다. 이들 산학연관 구성원들이 발품을 팔아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회를 설득했고 마침내 2013년도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 휴양형 MICE 프로젝트의 하나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선정됐다는 배경을 알고 지역사회의 작은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지난주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12일 CJ올리브네트웍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분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산학협력관에 입주한 기업이고, 지스트가 운영하는 고성능 컴퓨팅 기반 인공지능(HPC-AI) 공용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해 광주 AI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를 끌어들여 공동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인프라·플랫폼·솔루션으로 상호영업을 하고, 메타버스 NFT 등 신성장 솔루션 사업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다. 이렇게 AI 중심기업들이 광주에 투자를 선도하게 되면 향후 광주 AI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유망 기업들이 광주 AI에 투자하는 데는 광주가 국가 AI 도시로 지정된 것도 있고, 지스트의 AI 기술력과 고급인력, 그리고 장비가 한몫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제일의 인공지능도시로 평가받는 데는 난양공대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니 유사하다.

지금 광주는 제주도나 지스트의 경우처럼 내부의 혁신적인 노력을 통해 외부의 자원과 투자, 기업과 기관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내야 할 때다.

선순환 지역경제를 통해 내발적 발전전략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전국으로 세계로 외부의 힘을 끌어들이고 내부의 힘을 외부로 확장해야 광주가 도약과 성장을 하게 된다.

자칫하면 광주가 정치 경제적으로 고립과 포위에 갇힐 수 있는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5·18의 국제화를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했던 것처럼 때로는 우회적 전략도 필요하다.

그래서 우물 안 시각과 인물을 뛰어넘는 것이 절실해 진다. 장보고의 시대처럼, 개방적 시각과 유능하고 새로운 힘을 거침없이 모아 새로운 광주를 열어가는 전환을 시작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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