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단추 잘못 끼운 '5·18보상법'](3)형평성 떨어지는 5·18 보상·유공자법 20년간 42차례 개정에도 미비·한계점 ‘여전’ 안재영 기자 |
| 2022년 05월 16일(월) 2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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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의 관련자와 그 유족에 대한 법률(5·18보상법과 유공자법)이 제정되면서 피해자들은 각 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등급에 따라 생계·의료 지원 등 법률상 혜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두 법 모두 다른 국가폭력사태(부마항쟁, 4·19혁명)의 유공·피해자들을 위한 법률과 비교해 볼 때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앞서 1990년 5·18보상법이 제정되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의 피해자들은 미력한 보상금·의료지원금·생활지원금 등이라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보상과 지원의 정도가 미흡했던 탓에 교육·취업·의료 지원 등을 실시하며 그 희생에 상응하는 예우를 행하기 위해 2002년 7월27일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약칭 5·18유공자법)’이 제정됐다.
이후 5·18유공자법은 희생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에 대해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함으로써 민주주의 숭고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민주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42차례의 타법·일부 개정을 거치며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해왔다.
또 5·18민중항쟁과 관련해 희생·공헌한 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들을 ‘5·18민주유공자’로 지정하며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5·18민중항쟁의 유공자와 피해자들은 국가로부터 적절한 보상과 함께 예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보상법과 유공자법 모두 수십 차례 개정에도 불구, 수혜자의 범위가 한정돼 피해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드러났고, 여타의 국가폭력 사태에 비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보인다.
실제 2021년 6월8일 개정되기 전 5·18보상법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또는 상이를 입은 사람만 관련자로 인정하며 이들과 그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부마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은 수배·연행 또는 구금되거나, 공소기각·유죄판결·면소 판결·해직 또는 학사징계를 받은 자 등으로 관련자의 범위를 더욱 폭넓게 지정하며 보상해왔다.
또 개정 전 5·18보상법은 기타지원금을 지급받는 사람에 대해서는 의료급여 수급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한계를 보여줬다.
이에 민형배 의원 등은 관련자 보상의 폭을 넓히고 현행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마련·제출(의안번호 10266)했다. 법안은 2021년 5월12일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됐으며 같은 달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심사를 거친 뒤 수정 가결됐다.
이후 제387회 제2차 본회의 의결을 거친 뒤 6월8일 공포(공포번호 18203)됐으며 같은 해 12월9일부터 시행됐다.
그 덕에 5·18보상법에 사용되는 용어를 정의하는 제2조가 신설됐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도 유족의 범위에 포함됐다. 또 기타지원금 대상자에 대한 의료급여가 지원되면서 5·18민주유공자들과 여타의 유공자들 간 간격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 5·18민주화운동 참가자는 5·18유공자법에 따라 국가유공자가 아닌 ‘5·18민주유공자’로 인정받으며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탓에 5·18민주유공자를 비롯한 오월 단체들은 5·18유공자법 개정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참가자들을 국가유공자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로 다른 국가폭력사태인 만큼 어떤 사태로 유공자들이 더 큰 피해를 겪었고 무엇이 국가 발전에 더 이바지했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5·18민주화운동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큰 점을 고려할 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국가유공자법)’의 목적과 필요성에 부합하다는 게 단체들의 입장이다.
그렇기에 오월단체와 피해자들은 하루빨리 5·18유공자법이 개정돼야 하며 국가유공자 대상 요건을 명시하고 있는 국가유공자법 제4조에 5·18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은 피해자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5월6일 이용빈 의원 등 20명은 5·18민주유공자를 국가유공자에 포함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15516)’을 발의했다.
대표 발의한 이용빈 의원은 “국가폭력과 불의에 대항해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을 지키려 했던 5·18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승만 독재정권에 항거한 4·19혁명 유공자는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만,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는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극우 보수세력은 5·18유공자가 마치 특혜를 받는 것 마냥 왜곡된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만 5·18기념재단 조사 결과 유공자 10명 중 4명이 최저생계비로 살고 있다”며 “국가폭력 트라우마로 인해 생계유지가 어려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다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