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진압 중 발사 추정 M16 탄두 12발 확인” 복원추진단 성과 발표…과학 조사·국과수 시범사격 등 과정 선봬 오복 기자

2022년 05월 16일(월) 20:36

16일 오후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 1980년 5·18 민주항쟁 당시 발사된 탄두가 남아있는 모습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김애리 기자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에서의 ‘오월정신’ 역사 보존 계승을 위한 복원사업 결과물인 탄흔·탄두가 특별전시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5·18 민주화운동 제42주년을 맞아 16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회의실에서 ‘옛 전남도청 탄흔’이라는 주제로 조사과정을 담은 특별전을 열고 진압 당시 계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탄두·탄흔 조사 진행 성과를 발표했다.

복원추진단은 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건물의 탄흔을 찾기 위해 2020년 7월부터 시작된 기초조사에서 535개의 탄흔 의심 흔적을 발견, 265개 지점의 감마선 정밀조사 등을 통해 분석을 완료했고, 270개 지점에 남아있는 탄흔을 오는 7월까지 분석할 예정이다.

이날 복원추진단은 지난 3-4월 39개의 의심흔 중 25지점의 추출하고 의심물질 3개를 국과수에 성분분석 의뢰한 상태로 현재까지 도청 진압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엠(M)16 탄두 12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탄흔 조사에서 문헌과 구술, 당시 사진·영상 등으로 탄흔이 있었던 곳을 추정한 뒤 3D 촬영 탄흔 흔적 지도를 만들어 철근 계측 탐사, 열화상 비교 분석, 금속 탐지, 감마선 촬영 등 비파괴 과학적 방법을 통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또한 국방부의 협조를 받은 사격장에서 당시 벽면과 같은 벽체를 만들어 탄흔 표본 사격을 진행, 확보한 탄흔 표본과 비교·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총알이 관통한 책은 시민의 기증을 받아 국내 처음 과학적 조사에 착수, 국과수 시범사격을 통해 5·18 당시 탄두에 의해 훼손된 책임을 증명했다.

관련 자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성분 분석 등을 진행, M16 탄두임을 확인했다.

추진단은 이번 탄흔 조사의 전체 과정을 4분26초의 영상에 담아 전시 콘텐츠로 제작했고 5·18공로자회, 오월어머니회, 광주인권여성복지회, 오월 여성단체 등이 참여해 전시를 관람했다.

임성환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장은 “오늘은 복원 추진 2078일이 되는 날이다. 3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조사가 지난해 기초조사를 마치고, 오는 7월 정밀조사 1단계를 종료한다”면서 “올해 9월부터 내년 10월까지 2차 정밀 조사를 한 후 식별된 탄흔을 보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옛 전남도청복원범시도민대책위원회 대표는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 농성투쟁을 시작한 지 23년 만에 어렵게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역사적 항쟁의 중심지였던 도청 곳곳 건물에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원형을 복원 기록을 남겨 의미와 가치가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옛 전남도청의 계엄군 발사 추정 탄흔을 발견하고 2016년 관계기관을 통한 조사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수차례의 보수공사로 인해 복원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2019년 8월 복원추진단을 출범, 최신 과학기법을 통해 탄흔·탄두 조사에 착수했다.

확인된 탄두 자료는 보존 처리를 거쳐 영구 보존하고, 옛 전남도청 복원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