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진보 구분 없이 ‘님을 위한 행진곡’ 함께 불렀다 보수 대통령 최초 제창…국민의힘 의원 100여명도 안재영 기자 |
| 2022년 05월 18일(수) 2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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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42주년 5·18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는 역대 보수 대통령 중 첫 사례다.
또 100여명 가량 참석한 보수 정당 국회의원들과 정부 장관들도 좌·우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으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주먹을 불끈 쥐며 행진곡을 제창했다. 바로 옆에 자리했던 박지현·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도 똑같이 엄숙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보수 정권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배척의 대상으로 여겼던 것과 달리, 여·야를 막론하고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리겠다는 취지대로 한목소리로 노래하면서 참석자들에겐 ‘국민 대통합’이란 기대감이 자리했다.
앞서 정부 주관으로 치러진 5·18기념식에 참석했던 첫 보수 정권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기념식에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 일부를 따라 불렀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 단체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후 2009년 기념식에선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식순에서 사라지고 식전 행사에서 합창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오월단체와 유족들의 거센 반발에 2011년부터는 기념식에 다시 포함됐지만 참석자 전원 제창이 아닌 ‘합창단’, 또는 ‘희망자’에 한해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바뀌면서 갈등은 지속됐다.
취임 첫해에만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않았고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마저 이를 거부해 급기야 2013년부터 2년 동안은 5·18유족이 기념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국가보훈처와 유가족이 둘로 쪼개져 기념식을 거행할 정도로 갈등이 극에 치닫으면서 5·18의 숭고한 가치와 영령들을 기리는 기념식은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됐고 의미마저 퇴색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 되서야 ‘님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 형식을 되찾았다.
올해도 다시 정권이 바뀌면서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과 행진곡 제창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여·야 구분 없이 제창하면서 우려는 불식됐다.
또 정부 주요 부처 장관과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5·18을 대하는 보수 정권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줬다.
비록 행사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제창 여부를 명확히 파악하기엔 무리가 따랐지만 자리를 이탈하거나 추모 분위기를 해치는 이는 없었다.
여당 인사 가운데 일부는 익숙한 듯 노래를 따라 불렀으며 무대 정면에서 나오는 가사를 보며 따라 부르기도 했다.
공식 기념식을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은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가 참배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