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정치 ‘판박이’된 地選…유권자 냉소 확산 민주당-국민의힘, 정책대결 뒷전 정치 공방만 몰두 김재정 기자 |
| 2022년 05월 22일(일)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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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양 당이 연일 무의미한 기 싸움에 집중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관심도가 떨어지는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냉소와 정치 혐오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지난 주말 국민의힘 소속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훼손된 것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신경전을 벌였다.
호남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례적으로 이준석 대표까지 나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거리에서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입건된 시민 A씨를 대면해 해명을 요구했다. A씨는 지난 19일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국민의힘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와 곽승용 북구의원 후보의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A씨 신원이 밝혀지기 전 ‘악당’이라고 비난한 뒤, 지난 20일 광주를 찾아 훼손된 현수막 복구 작업을 하고 돌아갔다. 이후 다른 곳에서 또 다른 훼손 사건이 벌어지자 이 대표는 지난 21일 오전 또 다시 광주를 방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광주시당은 지난 21일 논평을 통해 “이준석 대표의 오만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 대표는 광주시민을 향한 협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광주시당은 “국민의힘 현수막이 훼손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고 유감스런 행위”라며 “현수막 훼손은 정당을 불문하고 선거기간에 종종 있는 일이며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 현수막 훼손도 유감스럽지만 종종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당은 “이 대표는 훼손자를 면담하면서 우발적 행위에 대해 사실대로 밝히라며 협박성 언급을 했다”며 “이는 과유불급으로 지나친 호들갑이자 시민을 향한 협박”이라고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광주시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현수막 훼손 행위는 비판받아야 하고 처벌받을 일이지만 한 시민의 우발적 행위에 마치 배후가 있는 것처럼 협박하는 행위도 지탄받아야 한다”며 “선거 기간 중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광주에 대해서만 두 차례나 오가며 악당으로 치부하는 것은 시민을 겁박해 갈라치기하려는 오만이며 집권당 대표로서 적절치 않은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양 당은 선거 운동 시작과 동시에 ‘1당 독점’을 놓고도 공방을 벌인 바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출정식과 후보 유세를 통해 “민선 27년 동안 광주·전남은 민주당 독점 체제로 낙후되고 고립됐다”며 “변화와 발전을 위해 특정 정당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실리를 위해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은 호남권에 후보부터 내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의 주장을 일축했다.
송 위원장은 “호남권 국민의힘 후보는 65명으로 민주당 후보 697명 대비 단 9.3%에 불과하다”며 “호남권에 이처럼 턱없이 적게 공천해놓고 민주당의 독점을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험지’로 분류되는 대구·경북에도 국민의힘 후보의 31.1%에 달하는 161명을 공천했다”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시민을 오도하지 말고 호남권 후보를 배출하지 못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반성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야 간 정치 공방을 지켜보는 지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정치권이 지역의 참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의미조차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한 유권자는 “현수막 훼손이나 1당 독점이 도대체 주민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 지 묻고 싶다”며 “의미없는 네거티브전에 골몰할 시간에 각 당과 후보들이 주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지역 발전 방안은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더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기자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