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혼탁도 역대급 지방선거 무관심 키워

2022년 05월 30일(월) 19:41

더불어민주당과 비(非)민주당 간 치열한 대결 양상인 지방선거가 유례없는 혼탁으로 전개되면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잇따르는 고소·고발에 현금 살포 의혹까지 한둘이 아니다. 이른바 격전지로 분류되는 선거구를 중심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흑색선전을 일삼는 네거티브가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선거법 위반 사례는 현재 광주가 31건(고발 4건, 수사 의뢰 1건, 경고 26건), 전남 149건(고발 29건, 수사 의뢰 5건, 이첩 3건, 경고 112건) 등 총 180건으로 집계됐다.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들 사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은 전남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돈 봉투를 건네며 표를 매수하는 행위도 경찰과 선관위에 접수돼 조사가 이뤄지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연장선에서 각종 지원금 공약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구실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등을 대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결국에 ‘돈 선거’라는 지적이 따갑다. 감염병 유행 국면에서 일정 부분 인정한다고 해도 현금성 복지 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무분별한 생색내기에 기가 찬다.

이틀간의 사전투표도 끝나고 본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정당과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총력 유세를 펼치는 중이다. 누구도 우열을 자신할 수 없는 초박빙 구도에서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쓴다. 당면한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절절한 호소는 허공의 메아리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견제를 위해 지지를 보내달라 하고, 국민의힘과 진보정당, 무소속은 오만무도한 1당 독점을 깨야 한다며 식상한 구호에 매달리는 상황이다.

사전투표율이 최고였으나 최종투표율을 장담할 수 없다. 여전히 누구의 편도 아닌 부동층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데도 대체로 차분하다. 나날이 진흙탕 싸움은 심해지고 민심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상당한 후유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네거티브가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증가시키고 정치적 무관심, 혐오를 부채질한다. 자칫 역사에 남을 ‘F학점’ 지방선거로 기록될까 우려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