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적 손해배상 신속하고 합당하게

2022년 05월 30일(월) 19:41

5·18민주화운동 단체들이 정신적 손해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유족회와 부상자회, 공로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는 하루빨리 유공자들의 청구 재판을 열고 당사자를 비롯해 함께 고통받은 가족의 피해까지 배상하라”고 강조했다.

유공자와 가족들은 잔혹한 국가폭력으로부터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몸과 마음은 온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졌지만 사회적으로 고립된 삶에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다. 이번 회견에서도 “평범한 가정은 일순간에 고층건물이 폭파되듯 무너졌고 고통은 어린 자녀를 비롯한 모든 가족의 몫이 됐다”는 한탄이 나왔다. 항쟁 이후에는 또 어떤가. 권력기관의 감시를 받아야 했고, 폭도’, ‘불순분자’라는 낙인과 오명 속에서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전혀 하지 못했다.

5·18기념재단의 연구 결과에서도 참혹한 실상이 잘 드러난다. 5·18 관련자 55.8%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피해자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50여명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자살 비율은 한국 총 인구 대비 0.02%의 500배에 달하는 수치로 충격을 더한다.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는 ‘신체적 손해’만 해당할 뿐 ‘정신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기존의 5·18 보상법을 위헌으로 결정한 바 있으며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5·18 보상법에 따른 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유공자들은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합당한 판결을 호소하고 있다. 인간의 자유 의지마저 박탈당한 심각한 인권 침해의 문제로 타당하게 반영돼야 할 것이다. 합리적인 국가 배상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5·18 부활제를 끝으로 제42주년 기념행사가 마무리됐다. 정권찬탈을 획책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맞서 온 몸을 내던졌던 영령들의 넋을 기리면서 광주의 새로운 출발, 찬란한 부활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정신적 피해 배상 역시 광주의 오월을 제대로 계승하는 일이다. 사법부의 정당한 판단을 재차 요구한다. 또 재판 진행에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