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과 전남도 농업의 지속가능성 / 박홍재

2022년 05월 31일(화) 19:38

박홍재 전남농업기술원장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경영의 핵심 화두로 자리 잡은 ESG경영기법이 있다. ESG경영이란 환경(Envior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릿 글자를 따온 단어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의미한다. 그동안 기업은 눈에 보이는 재무적인 이익 우선 중심의 경영목표를 세우고,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다 보니,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물의를 야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기업 지배 일가의 부정이나 부동산 투기, 환경 파괴 등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 중심 경영방식이 기업과 사회의 장기적인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도입된 ESG경영은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공공기관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주목하여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 생산과 환경보전(홍수조절, 대기정화, 토양유실 방지)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더해 경관 및 문화적 전통 유지, 지역사회 유지 및 사회경제적 기능, 도시민의 휴식처 기능, 저개발국가의 농촌개발 참여에 의한 국격제고 등 다양한 사회적 책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농업분야 창업, 귀농귀촌정책 등 다양한 사회의 구성원이 농업농촌에 들어와 활동하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은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핵심산업이다.

전라남도에서는 특별히 ESG경영기법을 농업분야에 접목하여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해 오고 있다.

첫째, 농업의 전통적인 식량안보와 환경보호 기능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저탄소 유기농업 기술 개발,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팜 운용기술 개발,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미생물을 활용한 냄새저감을 위한 연구도 추진하여 이와 관련된 기술이전을 통해 도내에 보급하고 있다.

둘째, 사회적 책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새청무, 강대찬 등 전남도에 적합한 새로운 벼 품종 개발과 종자주권 확보를 위해 키위, 양파, 수국, 기능성 상추 등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또한, 전남도는 치유농업 육성 지원 조례를 통하여 국민의 건강회복 및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하여 치유농업에 힘쓰고 있다. 치유농업은 현대인들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신 회복을 도우며 침체된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업분야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농업농촌복지를 위해서도 고령농 위주의 우리 농촌 현실에 맞춰 기계화를 통한 노동력 절감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코이카(KOCIA) 글로벌 연수 사업을 추진하여 개발도상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의 농업기술 공여와 전수를 통해 K-농업기술의 글로벌 확산과 국격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셋째, 농업의 투명한 구조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농업 전반과 관련된 결정과 자문위원회에 농업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농업인을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남도에서 개발한 품종 육성과 처분에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농업기술원에서 개발된 기술보급을 위한 현장실증사업 등 농민의 참여를 통해 농업인의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후계농업경영인을 지원하고 청년농업인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농업농촌의 활력을 위해 새로운 구성원을 양성하고 있다. 농업과 관련된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경영진단 분석 컨설팅을 지원하는 경영적인 측면이나 경영 실습농장 임대, 현장 컨설팅 등 영농기술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농업 또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나 초연결사회의 개념에서는 산업의 성장동력과 혁신이 산업 구성원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구성원도 포함하게 되었다. 농업에 ESG를 반영하여 도민 전체가 탄소중립이나 사회적가치 측면에서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움직임을 만든다면 전남도 농업의 바람직한 변화와 밝은 미래가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