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선거”…숨막히는 개표현장 [4년 전과 똑닮은 ‘격전지’ 광주 서구 개표소 가보니] 무소속 현역 단체장 vs 민주당 후보 대결 각 캠프 관계자들 개표현황 실시간 중계 안재영 기자

2022년 06월 02일(목) 00:56

개표 작업 분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끝난 1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운영요원들이 개표작업을 벌이고 있다./김애리 기자

“끝까지 가봐야 알죠. 마지막까지 지켜보겠지만 결국 지역민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 당선되기 마련입니다.”

현역 기초단체장이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해 광주 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광주서구청장 선거.

1일 오후 7시30분께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까지 끝나면서 개표소인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으로 투표함이 줄지어 도착했다.

참관인의 입회하에 확인·접수 작업을 거친 투표함은 봉인 이상 여부까지 확인하고서야 열렸다.

쏟아진 투표용지들은 우선 개함·점검부를 거쳐 종류별로 분류됐고 투표지분류기 운영부서 유·무효표, 재확인대상 분류표로 나뉘었다. 이후 운영위원들에게 인계되면서 본격적인 집계가 시작됐다.

각 후보자 캠프에서 나온 참관인들은 운영위원들이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재확인대상 투표지’와 ‘무효표’를 유심히 살폈다.

지난달 23일 광주매일신문 등 5개 언론사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이강·서대석 후보가 5.7%p 차이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 표 한 표’가 소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탓에 캠프 관계자들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표들을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보면서도 수시로 캠프에 상황을 보고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작업이 반복되면서 운영위원과 참관인들의 얼굴에선 지친 기색이 묻어났다.

그러나 각자 지지하는 후보는 달라도, ‘발전된 서구’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기에 모두 열과 성을 다하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날 한 개표 참관인은 “시민 한 사람으로써 단순히 투표하는 걸 넘어 어떤 방법으로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참관인에 지원했다”며 “봉인지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투표지를 검수하는 과정에서 느낀 보람이 헛되지 않도록 당선된 후보자가 지금보다 발전된 서구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다른 선거 사무원도 “투표함을 여섯 번째 옮길 때 순간 ‘괜히 지원했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흘린 땀이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나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릴 ‘참된 일꾼’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개함·점검부 업무를 맡은 한 선거 사무원도 “서로 다른 색의 투표지를 너무 오래 쳐다봐 눈이 뻑뻑하다 못해 아파오지만 사무원 지원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게 선거지만, 결국 지역민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 당선되기 마련이다. 당선인이 기대를 외면하지 않고 부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