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바람’ 전남 기초단체장 7곳 승리 낮은 투표율 속 ‘공천 잡음’ 민주당 민심 이반 뚜렷 국민의힘 지역내 제2당 ‘우뚝’ 광역의원도 2명 배출 김재정 기자

2022년 06월 02일(목) 20:21

5·18묘지 참배…업무 복귀 환영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종료된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자가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당선자들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사진 上). 이날 오전 재선에 성공한 김영록 전남지사가 도청 윤선도홀에서 직원들의 복귀환영 축하 꽃다발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전남도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전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전남 22개 기초단체장의 경우 무소속 후보가 7곳을 승리하면서 ‘무소속 바람’이 현실화됐다. 전반적인 선거 결과에선 외견 상 ‘텃밭’을 수성했음에도 낯 부끄러운 성적표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역대 최저 투표율 속에 선거 기간 내내 ‘공천 잡음’이 이어진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를 통해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광주시장·전남지사 후보들이 각각 15.90%와 18.81%로 보수 후보 사상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데다, 정당 투표에서도 지역 내 제2당으로 올라서며 광역의원을 2명 배출하는 등 보수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1지방선거 개표를 마무리한 결과, 광주에서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을 사실상 싹쓸이했다. 전남에서는 광역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은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기초단체장은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무소속 기초단체장 후보가 당선된 곳은 목포시장(박홍률)·순천시장(노관규)·광양시장(정인화)·강진군수(강진원)·진도군수(김희수)·무안군수(김산)·영광군수(강종만) 등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목포·영광의 경우 당 소속 현역 단체장이 패한 데다,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순천·무안에서 승리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그나마 선거 기간 동안 열세·경합지로 지목됐던 나주·장성·장흥·고흥 등 4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현역 단체장을 꺾어, 과반에 달하는 기초단체장을 무소속에 넘겨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의 시선이 더 이상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남은 민주당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온갖 잡음과 갈등이 선거 기간 내내 이어져 핵심 지지층이 상당수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인물을 내놓지 않고 ‘그 나물에 그 밥’ 식의 돌려막기 공천에 대한 실망도 담겨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의 약진도 눈에 띈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가 15.90%,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가 18.8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정당 후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3·9대선 득표율(광주 12.7%, 전남 11.44%)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광역의원 정당 투표에서도 광주 14.11%, 전남 11.83%를 얻어 민주당(광주 68.63%, 전남 73.71%)에 이어 제2당 자리를 꿰찼다. 국민의힘 시의원 비례대표로 김용님 후보, 도의원 비례대표로 전서현 후보가 당선됐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보수정당 광주시의원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사상 최저 투표율에서 알 수 있듯 지역민의 관심도가 낮았던 데다, 민주당의 행태에 실망한 지지층의 이탈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이 뼈저린 혁신과 쇄신에 나서지 않을 경우 텃밭 광주·전남의 민심은 더 돌아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