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4건 징계사유 중 1건만 인정…교수 감봉 처분 부당” 오복 기자

2022년 06월 06일(월) 20:00

학과장의 직위와 권한을 이용한 부당 행위 등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처분이 잘못됐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성주)는 광주의 한 대학교 교수 A씨가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총장이 A씨에 대해 내린 감봉 2개월의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징계 사유 4개 중 1개의 징계사유만 인정되고 나머지 3개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징계 양정을 다시 할 필요성이 있다”며 “징계사유가 인정된 것은 경과실에 해당하다고 봄이 타당한 만큼 이 사건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학과장 재직 당시 소속 교수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학과장 직무 범위·권한을 넘은 학과 내부 규정 제정 추진, 소속 교수에 대한 전공 교과목 임의 변경·지정, 소속 교수에게 욕설과 비방 등 괴롭힘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A씨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2020년 7월27일 대학측으로부터 감봉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않았다면서 학과 내부 규정 제정 추진도 학과장 직무 범위·권한을 벗어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 징계 자체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4건의 징계사유 중 1건만 인정할 수 있고, 나머지 3가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동료 교수에 대한 A씨의 부적절한 용어 사용만 징계 사유로 인정되고 나머지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여러 개의 징계 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다른 일부 징계 사유만으로도 징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징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