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이·김화선 자매 “만 70세 헌혈 정년까지 혈액 나눔 지속” 헌혈 100회 동시 달성 고교 1학년 때 학교 찾아온 헌혈버스서 시작 누군가에 도움주고 건강검진 가능 ‘일석이조’ 김다인 기자

2022년 06월 07일(화) 21:29

헌혈의집 유달센터에서 헌혈 100회를 달성한 김화선(오른쪽)·김승이씨 자매의 모습. <김승이씨 제공>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죠, 헌혈 정년이 될 때까지 함께할 거예요”

같은날 헌혈 100회를 달성해 대한적십자사 헌혈유공장(명예장)을 수상한 자매가 화제다. 목포에서 보육교사와 초등학교 교사로 함께하고 있는 김승이(35), 김화선(38)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강진에 살던 고등학교 1학년 당시 학교에 찾아온 헌혈버스로 헌혈을 처음 접했다. 자매는 당시 헌혈하면 주는 영화표가 갖고 싶어 헌혈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첫 헌혈 이후 자매의 헌혈은 계속됐다. 이들은 두 달에 한 번씩 헌혈의 집을 찾아 전혈을 실천했다.

다만 동생 승이씨는 결혼 이후 5년간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헌혈에 참여하지 못했다.

승이씨는 “헌혈은 언제나 마음속에 숙제처럼 남아있었다. 무언가에 100일 이상 빠져본 적 없던 내가 유일하게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게 헌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언젠가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승이씨가 다시 헌혈을 하게 된 이유는 초등학생이 된 아들에게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서다. 승이씨는 엄마가 헌혈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 손잡고 함께 헌혈의 집에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같이 헌혈을 해온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각자 다녔던 헌혈이었지만 50회가 되던 때에 “100회를 함께 맞춰가보자”라고 말하며 함께 하기 시작했다.

자매는 헌혈은 건강검진도 할 수 있기에 ‘일석이조’라 말한다. 대한적십자사의 ‘레드 커넥트’ 앱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 등 혈액 상태도 알 수 있고 주기마다 검사 종류도 바뀌기 때문에 건강 체크에 용이하다는 것.

이들은 혈액 검사 후 ‘주의’ 판정을 받으면 나중에 더 건강한 혈액 나눔을 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매는 혈액 기증뿐만 아니라 헌혈증서를 기부하기도 한다. 둘이 합쳐 헌혈 200회지만 주변에 혈액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눠줘 수중에 남은 헌혈 증서는 많지 않다. 자매는 급하게 헌혈 증서를 구하는 이들에게 나눠 주고 나면 절박한 상황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자매의 목표는 만 70세 ‘헌혈 정년’이 될 때까지 혈액을 나누는 것이다. 헌혈 300회가 되면 최고 명예장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그날이 올 때까지 우직하게 헌혈하겠다고 밝은 목소리로 전했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