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해양환경인명구조단 “우리 바다환경, 우리 손으로 지켜야죠” 14년째 여수 앞바다 지킴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보유 회원들 모여 시작 해양쓰레기 수거·멸종위기종 보호 활동 활발 김다인 기자

2022년 06월 08일(수) 19:41

여수해양환경인명구조단은 2008년을 시작으로 회원 60여명과 함께 해양 쓰레기 청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실시한 쓰레기 청소 및 수중정화 활동 당시 모습.<여수해양환경인명구조단 제공>

“뜻깊고 의미있는 바다환경지키기, 함께해요.”

넘실거리는 파도 속 밀려드는 쓰레기를 억척스러운 손길로 착착 주워 담는다. 얼기설기 그물과 몸집만한 스티로폼을 끌어안아 육지로 옮겨오고 뒤돌아서면 언제 치웠냐는듯 쌓여있는 쓰레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걸어나간다.

여수 앞바다 지킴이, 여수해양환경인명구조단의 이야기다. 구조단은 지난 2008년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수중 쓰레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결성됐다.

구조단 멤버들의 직업은 일반 가정주부부터 공무원까지 다양하다. 지인을 따라 봉사에 참여했다가 해양 생태계를 일구는 재미를 알게 돼 오랫동안 활동하게 된 이들도 있다.

구조단 60여명의 회원 중 20명 가량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수중에서 그물, 스티로폼 등을 육지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한다. 육지에 남은 회원들은 해변 등지에서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낚시 잔재물인 비닐봉지, 플라스틱 등과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수거한다.

구조단은 여수에서 해양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곳은 관광객의 왕래가 잦은 돌산과 금오도 방향이라고 귀띔했다. 바람이 불어 쓰레기가 한데 몰리는 곳이기도 하고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도 무시할 수 없어 버거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해양쓰레기 수거 외에도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구조단이 더욱 신경쓰고 있는 멸종위기 개체는 ’웃는 고래’로 잘 알려진 ‘상괭이’다. 올 한해동안 여수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의 수는 27구로 집계됐다.

구조단은 상괭이가 주로 어부들의 그물에 얽혀 죽음을 맞이한다고 전했다. 먹이를 먹기 위해 그물로 접근했다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상괭이의 죽음을 야기한다는 것. 이들은 상괭이 죽음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따금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해양쓰레기에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다.

구조단 관계자는 “해양쓰레기 특성 상 파도를 따라 옮겨 다니는데, 대대적인 청소를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갔다가 현장을 다시 찾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쓰레기가 한가득 쌓여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구조단원들은 더럽혀진 바다를 보며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쓰레기를 투기한 이들을 원망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수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해양 봉사에 참여하는 순간부터 ‘바다 환경 지키기’ 하나만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조단 관계자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학생들이 구조단에 다녀가기도 한다. 단순히 시간을 채우기 위해 함께했던 학생들이 ‘너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또 함께 하고 싶다’며 참여 의지를 밝힐 때 뿌듯하다”고 들뜬 목소리로 전했다.

이들은 시·도에 관광도 중요하지만 기후위기가 부쩍 다가온 만큼 해양 생태계, 환경 정비에도 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해양 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손길 하나하나가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