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만?”…등유·삼겹살·휴지까지 모두 올랐다 휘발유 등 5주째 상승…5월 광주 등유 전년比 45% ‘쑥’ 통배추 88%·삼겹살 10%·휴지 14%↑…물가 천정부지 양시원 기자

2022년 06월 12일(일) 19:3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국내 가뭄 등 대·내외적 이슈가 농수축산물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품목에 대해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광주 북구 소재 한 식자재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공급망 차질, 원자잿값 상승 등이 기름값 뿐만 아니라 먹거리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품목의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기름값은 정부가 역대 최대 수준의 인하폭 시행 등 가능한 모든 패를 통해 찍어누르려고 했지만 전국 휘발유 가격이 2천68원을 돌파하는 등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12일 광주시가 5개 자치구 소재 백화점·재래시장·대형할인점 등 21개 업소의 52개 농축수산물과 공산품 품목의 물가를 조사한 ‘2022년 5월 소비자 물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통배추(2㎏) 가격은 4천520원으로, 전년 동월(2천399원) 대비 무려 88%나 올랐다.

또 냉동 동태 40㎝(2천810원→4천538원) 61%, 감자 1㎏(4천220원→6천454원) 52%, 무 1㎏(986원→1천445원) 46%, 국산 삼겹살 500g(1만5천182원→1만6천758원) 10%, 국산 소고기 등심 500g(6만7천954원→7만3천678원) 8% 등 농축수산물 전반에 걸쳐 가격이 상승했다.

기호식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한 가공식품과 공업제품도 큰 폭으로 올랐다.

등유 ℓ당(988원→1천438원) 45%, 페리오치약 130g(2천원→2천680원) 34%, 해표식용유 1.8ℓ(5천961원→7천502원) 25%, 카스 355㎖(1천598원→1천944원) 21%, 참이슬 360㎖(1천304원→1천535원) 17%, 크리넥스 화장지 30롤(2만1천933원→2만5천134원) 14% 뛰어 전체 조사대상인 52개 품목 중 40개 품목의 가격이 높아졌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가공식품 전반의 물가를 밀어올린 데다, 국내에서도 최근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노지 밭작물의 가격이 상승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압박 요인이 상당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북구 소재 한 식자재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문모(53)씨는 “한 달에 4번 꼴로 장을 보는데, 비슷한 품목을 사는 것 같은데도 쓰는 돈은 매번 늘어나고 있다”며 “입을 줄일 수도 없기에, 여윳돈으로 적금 넣던 것을 줄이거나 아예 해지하는 것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장바구니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기름값은 매일같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역 휘발유와 경유값은 ℓ당 2천36원·2천33원을 기록, 5주 연속 상승했다. 전국 평균은 2천68원·2천67원을 넘어섰다.

지역 내 기름값은 이달 들어서만 각각 36원·33원 올랐으며 가장 싼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윳값마저 1천995원으로 2천원 돌파 직전에 있다.

문제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기름값 상승세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고 이후에도 12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12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실상 소멸함에 따라 정부가 추가로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