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색 광주 기초의회 ‘거수기’ 우려 5개 자치구 구청장·기초의원 80% 민주당 소속 “정치적 관계 등 이유 집행부 견제·감시 힘들 것” 강승희 기자

2022년 06월 13일(월) 23:08

7월 개원하는 광주 기초의회가 집행부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1지방선거에서 5개 자치구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된 데다, 기초의회 역시 민주당 일색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6·1지방선거 결과 광주지역 기초의회는 ▲동구 6명 중 4명 ▲서구 11명 중 9명 ▲남구 9명 중 8명 ▲북구 18명 중 15명 ▲광산구 16명 중 12명이 민주당 소속 당선자로 전체 의원 정수의 80%를 차지한다.

5개 구청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동구 임택·서구 김이강·남구 김병내·북구 문인·광산구 박병규 당선자다.

기초의회는 집행기관을 감시·견제하는 기능을 하며 주민대표기관·의결기관·입법기관으로서의 지위 등을 갖고 있어 역할이 막중하다. 특히 의결기관으로서의 지위는 각 자치구 조례 제정과 단체 운영 등에 관한 전반적인 정책을 심의해 결정하는 만큼 독립적 기능이 요구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집행부와 기초의회 모두 사실상 민주당 독점 구도가 재연돼 제대로 된 견제·감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지적은 과거 의회에서 수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실제 서구청이 2020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2억8천150만원의 예산을 수립했을 때 일부 서구의원이 “구청 집행 예산이 아니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다.

1억원 이상 기초자치단체 행사 예산의 경우 지방재정법에 따라 심사를 받아야 함에도 서구는 관련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을 편성했고 의회의 승인을 받은 셈이다.

한 기초의원은 “시장, 구청장, 의원들이 민주당인데 제대로 견제가 되겠느냐”며 “8대 기초의회에서도 사실상 견제가 안 됐다. 이러한 구조가 깨지기 쉽지 않은 현실이 암담하다”고 토로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민주당 내에서 학력이나 인맥, 상하관계 등의 요인들로 비판이 쉽지 않은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아 특정 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에서는 견제와 감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나마 이번 선거를 통해 다른 정당 의원들이 일부 당선돼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현실적으로 독점 구조를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승희 기자